위워크 결국 파산 신청 … 美상업부동산 쇼크 우려
손정의 회장 24조원 투자
한때 기업가치 61조 평가
코로나로 경영난 심해져
임대료 등 부채 24조 달해
美·캐나다 사무실만 파산
국내지점 19곳 계속 영업
공유 사무실 업체 위워크가 상장한 지 불과 2년 만에 심각한 경영난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위워크는 2010년 설립 이후 '공유경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고,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에게서 천문학적 투자를 받으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한때 기업가치 470억달러(약 61조6000억원)에 달했던 '공룡'은 온갖 잡음 속에서 순식간에 추풍낙엽처럼 몰락하고 말았다.
6일(현지시간) 위워크는 미국 뉴저지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위워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부채를 대폭 줄이고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부채 중 약 92%와 관련된 채권자들과 구조조정 지원계약(RSA)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자들은 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위워크 부채를 주식으로 출자 전환해 이를 청산하는 데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서에 따르면 위워크의 자산과 부채 규모는 각각 150억달러, 186억달러다. 지금까지 밀린 임대료와 임대 계약 종료 수수료만 1억달러에 육박한다. 이번 파산 신청에 따른 위워크 사무실 운영 중단은 미국과 캐나다 소재 사무실에만 적용된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평소대로 운영을 계속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위워크가 운영 중인 사무실은 39개국 777곳에 달한다.
데이비드 톨리 위워크 최고경영자(CEO)는 "파산 보호 신청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임대 계약 50~100건을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다른 공간은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한국에도 진출한 위워크는 국내 1호점 '위워크 강남역'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등 전국 19곳에서 공유 오피스 사업을 운영해왔다.
위워크의 몰락은 2019년 8월 나스닥 상장 추진 과정에서 이미 예고된 결말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위워크 기업공개(IPO)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위워크는 2018년 한 해에만 19억달러 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 상반기에도 9억달러가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상장 계획은 연기됐고 기업가치는 상장 전 평가 금액 대비 3분의 1 수준인 150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공동 창업자인 애덤 노이만 전 CEO의 사생활 문제도 위워크의 발목을 잡았다. 노이만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직원들 몰래 지분을 팔아 전용 비행기와 호화 주택을 사들였다. 전용기에서 당시 불법이던 대마초를 흡연하고 운송한 것이 알려지면서 최대 후원자였던 손 회장에게서도 버림받았다. 당시 손 회장은 "위워크에 투자한 것은 바보짓이었다"며 맹비난했다.
총 185억달러를 위워크에 투자했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2019년 10월 위워크 지분 80%를 10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2021년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바우X'와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초반에는 주가가 올랐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공유 사무실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위워크는 작년에만 23억달러 규모 순손실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7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가 폭락하자 위워크는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2021년 10월 21일 상장 첫날 위워크 주가는 공모가 대비 13.5% 오른 11.78달러였다. 그러나 위워크는 지난 4월 18일 기준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달러를 밑돌아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지난 8월 결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를 신청한 바 있다.
위워크의 파산으로 사무실 공유경제 사업모델의 수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제프리 해브시 무디스 상업용 부동산 책임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위워크 파산 보호 신청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정서가 강해지고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향후 12~18개월 내 재융자가 필요한 건물을 비롯해 사무실 임대가 둔화되는 기간에 (위워크 같은) 임차인의 손실은 사무실 빌딩의 현금흐름과 가치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대출 규모는 약 2조달러이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의 부도 가능성은 1년 전 예상치보다 35.8%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안갑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게 대박난 ‘이두나’ 촬영지라니…눈앞에 나타난 충격적 장면 - 매일경제
- 과잉관광에 골머리 앓는 일본⸱⸱⸱결국 빼내든 대책 살펴보니 - 매일경제
- “수심 5m서 1시간 버텼다, 이 車 덕에 살았다”…사람 구한 쉐보레 픽업 - 매일경제
- GTX 조기 개통에 “집값 오른다”…부동산 들썩이는 동네는 어디? - 매일경제
- “타는 순간 인싸, 나오면 대박”…카니발 노리는 ‘시선강탈’ 독일 아빠車 [카슐랭] - 매일경
- 5만원권 일부러 찢었다고?…걸리면 최고 무기징역인데 ‘왜’ - 매일경제
- 밤마다 울던 명동 식당 사장…“알바 안 뛰어도 돼 감사하죠” [르포] - 매일경제
- 이게 다 공인중개사 일?…집 소개하고 복비만 받았다간 ‘낭패본다’ - 매일경제
- 남친이 선물해준 샤넬백이 짝퉁?…가짜 명품 5만5000상자 풀렸다 - 매일경제
- 류중일 감독은 이의리에게 사과를 먼저 했을까 손가락을 먼저 봤을까 [MK이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