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 명분 잃나…'전후 안보책임' 발언 파장 주목[이-팔 전쟁]

김난영 기자 2023. 11. 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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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혈맹' 美 점령 반대에도 강경 발언…국제사회 여론 주목
이스라엘, 국제 여론전 본격화…"하마스 잔혹성이 반유대주의 보여줘"
[텔아비브=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키르야 군사 기지에서 기자회견 하는 모습. 2023.11.07.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군사작전을 두고 국제적 여론이 심상치 않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의 가자 지구 '안보 책임'을 거론하며 그 파장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언론 ABC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의 전쟁 후를 상정, "이스라엘이 정해지지 않은 기간 동안 (가자 지구의) 전반적인 안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이후 즉각 전시 체제를 선포하고 가자 지구를 상대로 대대적인 공습에 나섰다. 같은 달 27일부터는 가자 시티를 중심으로 북부 지상전을 수행 중이다.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초기에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았다. 이스라엘을 중동 혈맹으로 둔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마스의 행위를 '순수한 악'으로 규정,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했다.

그러나 군사 작전이 길어지고 민간인 희생자가 늘며 국제사회의 여론도 점차 악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하마스 근거지 인근 난민촌 등에 공습을 가하며 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는 가자 지구 민간인 희생이 커지자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하거나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나섰다. 볼리비아가 2020년 관계 재건 이후 3년 만에 단교를 선언했고, 바레인, 요르단이 대사를 소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국제사회에 한층 더 큰 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날 "우리가 (가자 관리 책임을) 지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목도했다"라고 명분을 세웠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가자 지구에 대한 본격적인 재점령을 의미하는지는 불명확하다. 이와 관련, 혈맹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조차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면서도 '점령'은 큰 실수가 되리라고 경고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공습·지상전 등 군사 작전을 통한 하마스 격퇴 ▲잔존 무장 대원 제거를 위한 보다 낮은 강도의 전투 지속 ▲가자 지구 내 새로운 안보 체제 구축 3단계로 보인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 발언은 이 3단계 중 '3단계인 새로운 안보 체제'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는데, 향후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등이 안정적으로 가자 지구를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관리한다는 과도기적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정해지지 않은 기간', 즉 '무기한'을 언급한 점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날 네타냐후 총리 발언을 사실상 가자 지구 재점령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가 만약 본격적인 재점령을 의미하고 해당 발언을 내놨다면, 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는 하마스의 주장을 역설적으로 뒷받침하게 된다. 이스라엘로서는 전쟁 명분을 잃는 셈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언한 이래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의 국제법상 지위는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가자 지구는 1967년 이스라엘이 단기전으로 대승한 이른바 '6일 전쟁' 이전까지는 이집트가 관리했었다.

이후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오슬로 협정에 서명하고, 이듬해인 1994년부터 이 지역 관리가 단계적으로 팔레스타인 측에 이양됐다. 하마스는 2007년부터 가자 지구를 통치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본격적으로 재점령하려 들 경우, 가자 및 서안 등지에 이해관계가 얽힌 다양한 중동 국가 및 무장단체가 분쟁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하마스를 상대로 한 자국 전쟁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약화하자 이스라엘은 여론 방어전에 나섰다. 유엔 이스라엘대표부는 이날 본부에서 회견을 열고 "하마스의 잔혹성과 끔찍한 유대인 살해는 반유대주의의 위험성을 보여줬다"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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