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막자 천하제일 단타대회된 증시 … 거래대금 2배 폭발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3. 11.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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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손바뀜을 나타내는
시가총액 회전율 1.1% 기록
공매도 전보다 2배 증가
개인투자자 매수·매도금액
월초보다 20조 넘게 늘어
에코프로 거래량 4배 급증

공매도가 금지된 6일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손바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튿날인 7일에 상한가로 마감한 에코프로 등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소위 '단타대회'가 열린 상황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증권 시장(코스닥·코스피·코넥스)의 시가총액회전율은 1.10%를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0.54%까지 떨어졌던 회전율이 공매도 전면 금지 영향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던 지난 8월 31일 1.14%의 회전율을 나타낸 뒤 석 달 만에 처음으로 1%대를 넘으며 주식시장이 뜨겁게 타올랐다. 회전율은 주식시장에서 손바뀜을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가 활발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도 월초에 비해 2배가 넘게 올랐다.

6일 국내 증권시장의 총거래대금은 26조5600억원으로 지난 1일 거래대금 11조8406억원과 비교해 224%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이날 거래대금에서는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 청산을 위한 매수)'을 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보다도 공매도 금지 효과를 기대하며 증시에 참여한 개미들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 1일 국내 증시에서 7조1304억원을 매도하고 6조6633억원을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은 6일 매도 거래대금과 매수 거래대금을 각각 10조원가량 늘린 17조5175억원과 16조952억원어치를 거래했다. 7일에는 회전율 0.97%, 거래대금 22조8211억원을 기록하며 증시 전반은 다소 진정됐으나 에코프로 거래량이 전일보다 2배 증가하는 등 '에코프로 단타대회'가 열린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에코프로 거래량은 232만9951주로 전일 115만3091주보다 102.06% 증가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50만주 수준이던 거래량이 이날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에코프로 거래대금 또한 지난 1일 3078억원에서 이날 들어 1조9901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중 90만원대까지 솟았다가 80만1000원으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급등·급락을 오가며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을 웃고 울렸다. 에코프로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날 476만5229주가 거래되면서 전일보다 거래량이 20.11%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의 거래대금 견인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잔액이 많았던 2차전지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수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는 가격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시장 거래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공매도 금지로 거래대금이 증가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2년 동안 증시와 거래대금을 끌어올렸던 2차전지 관련주는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 비중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이슈에 뒤이어 올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및 가자지구 전면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임시예산안이 만료되는 오는 17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미국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빠진다.

셧다운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미국 연방정부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혼란이 잇달으면서 세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재점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결국 전면전에 나설 경우 중동 정세가 흔들리면서 증시에 또 다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공매도 금지 첫날 코스피가 6% 가까이 오르면서 숏커버링이나 단기 수요가 어느 정도 채워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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