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처럼 사업 안 한다” 발끈한 KT…양사 실적발표서 ‘무슨 일’
KT “혁신 무관한 저가 IoT 회선”
박효일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은 7일 오후 올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희는 IoT(사물인터넷) 원격 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도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면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유플러스가 대규모로 수주한 한국전력 원격 검침기의 경우 IoT 회선당 월 단가는 1000원 미만이다.
박 본부장은 “최근 경쟁사의 (MNO) 회선 증가는 정부 통계 기준으로 휴먼(휴대폰) 가입자가 아닌 IoT에서만, 그중에서도 원격관제 분야에서만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IoT에서도 원격관제를 제외한 차량관제나 무선 결제 분야는 KT 회선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가 MNO 가입회선 수로 2위 사업자인 KT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MNO 가입회선 증가세는 기업간거래(B2B)로 IoT 가입회선을 늘린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박 본부장은 “회사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각자 입장에서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저가 입찰 외에는, 수익성은 물론 사업의 확장성이나 기술 혁신·산업의 생태계 창출 가능성 이런 것들과 무관한 사업을 IoT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통신 본류의 휴먼 가입자 회선, 웨어러블, 세컨 디바이스 같은 가입자 기반 회선에서 경쟁사와 갭을 유지하고 있고 고객 가치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 성장을 도모해 왔다”며 “그 결과로 5G 보급률이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같은 퀄리티 지표에서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성장세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남은 LTE 가입자를 5G로 전환시키고 고액 요금제 유지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MNO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5G에서 5G로 이동하는 가입자의 ARPU와 부가서비스 판매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KT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6조697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9억원으로 28.9%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44.1% 감소한 것이다.
KT는 “3분기 연결 매출은 상장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라면서도 “영업이익은 임금·단체협상 3분기 조기 타결과 콘텐츠 소싱 비용 평활화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해 연결 기준 3219억원, 별도 기준 1935억원”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임단협과 콘텐츠 소싱 관련 비용이 4분기에 반영됐다. 이를 고려하면 연결·별도 기준 영업이익 모두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3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1조70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무선서비스의 경우 로밍 매출 증가로 같은 기간 2.4% 늘어난 1조6233억원을 기록했다.
5G 가입자가 전체 핸드셋 가입자 가운데 70%인 951만명을 돌파한 데다 국내·외 여행객 증가로 로밍 매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알뜰폰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도 매출을 끌어올렸다.
유선사업 가운데 인터넷사업의 경우 기가인터넷 가입자 비중이 68%로 성장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미디어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3.9% 성장한 5244억원을 달성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주문형비디오(VOD) 결합요금 등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결과다. 지니TV 전면 개편 이후 VOD·OTT 콘텐츠 이용 비율이 이전보다 2배 증가하기도 했다.
기업서비스 사업은 엔터프라이즈 디지털전환(DX) 사업 매출 본격화, 부동산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7% 늘었다. 국내·외 DX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기업간거래(B2B) 수주 규모는 연간 3조원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 지난달 31일 출시한 KT 초거대 AI ‘믿음’의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까지 기업 규모와 목적에 맞는 4가지 종류로 돌파구를 낼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제조·금융·공공·교육·글로벌 등 5대 영역에서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룹사별 성적은 엇갈렸다. BC카드, 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매출이 상승했다.
BC카드 매출은 같은 기간 1.2% 상승한 9957억원으로 나타났다. BC카드는 자체카드 발행, 대출사업 등 신사업 분야 성장으로 매출이 늘었다. 케이뱅크도 2021년 2분기부터 10분기째 영업흑자를 내고 있다.
에스테이트 매출은 1423억원으로 30.3% 성장했다. 오피스 임대 매출 증대, 호텔사업 호조 등이 매출을 끌어올렸다. 특히 호텔사업은 고객 맞춤 패키지 상품 출시와 기업 단체고객 유치 등이 전략이 통한 셈이다.
KT클라우드는 1938억원으로 34.5% 증가했다. KT클라우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수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최고 수준의 IDC·클라우드 인프라, 라벨리온·모레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토대로 풀스택 AI 모델 ‘믿음’ 서비스에 KT클라우드의 AI 풀스택 패키지를 함께 제공해 기업들의 AI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자회사는 3.6% 줄어든 2904억원을 기록했다. KT는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시장과 커머스 시장 침체로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병2, 남남, 오랫동안당신을기다렸습니다, 유괴의날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했지만 광고·커머스 시장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KT는 이날 새로운 중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재원으로 회계연도 기준 2023~2025년도 주당 배당금을 최소 지난해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배당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최소 수준을 보장하고 재원 한도 안에서 배당을 포함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기로 했다. 또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분기 배당을 규정한 정관 변경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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