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꽂힌 대구…글로벌 혁신특구 도전장
기업 5곳 유치, 1200억 투자
STS로보테크 등 연구소 건립
한때 '몰락한 도시'의 대명사였던 미국 피츠버그는 현재 글로벌 로봇 도시로 탈바꿈했다. 1980년대까지 미국 경제를 이끌던 철강산업이 쇠퇴하자 그 중심지였던 피츠버그도 몰락했다. 2000년대 들어 피츠버그가 주목한 활로가 '로봇산업'이었다. 피츠버그는 지역에 있는 카네기멜런대(CMU)와 손잡고 도시를 로봇 클러스터로 변모시켰고, 미국 국가로봇기술센터(NREC)도 유치했다. NREC가 들어서면서 피츠버그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 연구소도 들어섰고 지금은 세계 로봇 산업 중심지가 됐다. 이런 피츠버그를 롤모델로 삼는 곳이 대구시다.
대구시가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로봇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국내 로봇산업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이 지난 8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후 기업들 투자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글로벌 혁신특구 로봇, 인공지능(AI) 분야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 들어 시는 국내외 로봇 기업 5곳을 유치하고 1200억여 원의 투자 협약을 했다. 이 같은 투자 유치는 국내 로봇기업 2500개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매출액 100억원 미만 기업이 97%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이 STS로보테크와 레인보우로보틱스다. STS로보테크는 로봇 시스템통합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본사를 부산에서 대구로 이전한다. 이를 위해 544억원을 투자해 수성알파시티와 대구국가산업단지에 각각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건립한다. 국내 대표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도 대구테크센터를 설립하고 연구개발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에서 투자까지 받아 유명해진 기업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 스핀오프(분사) 기업인 자율주행 배달로봇 개발업체 모빈과 순찰 로봇업체 도구공간, 제조업 로봇 개발업체 유엔디가 대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서빙로봇 업체인 베어로보틱스도 지난 6월 680억원을 투자해 대구에 생산공장을 건립하기로 하고 협약을 맺었다. 로봇기업들이 대구를 주목하는 건 달성군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미국 NREC와 같은 역할을 할 이 클러스터에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사업비 1997억원이 투입된다. 로봇 시제품 생산과 서비스 실증 시스템 등을 구축해 기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는 국내 로봇기업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상황에서 대구시가 국내 로봇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를 해결해준 셈이다.
대구시는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등 제조산업 기반이 뛰어나고 국내 유일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비롯해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풍부한 산학협력 자원도 갖고 있다. 또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기업인 현대로보틱스 등 233개 로봇기업이 입주해 있어 전국 최고 수준의 로봇산업 생태계를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대구시는 로봇·AI 분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기존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해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이나 해외 진출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달 중 시범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글로벌 혁신특구는 상호 보완 관계로 로봇산업 육성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로봇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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