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은 내가 아닌 판사" 법정을 유세장 만든 트럼프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3. 11.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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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향해 "마녀사냥"
판사 제지에도 증언 안멈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사기 사건 민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과 판사를 맹공격했다.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일방적인 비난을 쏟아냈고, 짧게 발언하라는 판사의 제지도 무시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법정을 선거 유세 현장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증언대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소송을 제기한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향해 "이것은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그는 사기꾼이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재판을 맡은 아서 엔고론 판사에게도 "그는 나를 사기꾼이라고 불렀다"며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 있다"고 공격했다.

엔고론 판사는 지난 9월 정식재판 시작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행 대출 등을 위해 보유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일부 인용해 사업면허 취소와 감사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에게 "당신의 의뢰인을 통제해달라. 이것은 정치집회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중 한 명인 크리스 키세는 "(트럼프는) 전 미국 대통령이자 곧 최고 통치자가 될 사람으로 규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판사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재판에서 "당신들이 나를 하루 종일 이 법정에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은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재판에 대해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법정 밖으로 나와서는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 결과 5개 격전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며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넌덜머리를 내고 있고,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그는 횡설수설했고 모욕을 퍼부었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일"이라며 "서류 증거들은 그가 자산을 거짓으로 부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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