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 지켜라"… 한강공원 '자라니'에 칼 빼든 서울시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11. 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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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 종합개선 사업
'구간에 따라 최고속도 제한'
도로교통법 개정 건의키로
AI 과속탐지 CCTV 확대
보행로는 폭 늘린뒤 분리
"안전사고 예방 위해 총력"

지난 4월 자전거를 타고 한강 변을 달리던 주부 임 모씨(53)는 가양대교 북단 자전거도로에서 임씨를 추월하려던 라 모씨(39)와 충돌했다. 전문가용 로드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던 라씨가 "지나갈게요"라고 말하며 순식간에 임씨를 앞서려고 했는데, 당황한 임씨가 순간 균형을 잃어 두 자전거가 부딪쳐 탑승자들이 나뒹굴게 됐다. 이 사고로 임씨는 손목에 골절상을 입어 일산 동국대 병원으로 후송됐다.

서울 한강공원에서 2019년부터 지난 9월까지 자전거 안전사고는 총 471건 발생했다. 2019년 65건이던 자전거 사고는 2020년 94건, 2021년 106건, 2022년 107건으로 증가세다. 올해에는 9월까지 99건이 발생했다. 한강공원을 자주 산책하는 전 모씨는 "아이와 함께 한강공원에 나갈 때마다 조심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쌩쌩 달리는 자전거들을 보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7일 서울시는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강공원 자전거 최고 속도를 시속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시는 한강공원 자전거 사고의 주요한 원인을 과속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시는 한강공원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25년까지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 종합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한강공원에 인공지능(AI) 기반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스마트시스템'을 2025년까지 40개 설치한다. 해당 시설은 AI 기반 CCTV를 통해 자전거 속도를 탐지해 전광판에 속도를 표출하고 "안전을 위해 속도를 줄이세요"라는 안내방송도 함께 송출한다.

안내 표지판과 방지턱도 더 늘린다. 보행자 통행이 잦은 횡단보도가 있는 자전거도로는 반경 100m 이내를 '보행자 보호구간'으로 설정해 표지판으로 알리고, 일반 횡단보도보다 높은 험프형 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을 시범 설치한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로 분리도 추진한다.

우선 자전거도로의 경우 기존 3m 수준이던 도로 폭을 4m로 1m 늘리고, 보행로 역시 2m에서 3m로 확장한다. 또 기존에 차선과 시선 유도봉으로만 구분돼 있던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완전히 분리하는 사업도 지속 추진해 구간을 넓힌다.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는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속도를 낮춘다. 자전거 속도 저감 유도시설은 현재 4곳에 있다. 2025년까지 여의도 샛강하류, 반포 동작대교, 잠실나루나들목에 추가할 예정이다. 차와 자전거 간 사고를 줄이기 위해 동선이 겹치는 구간은 우회로를 더 만든다.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도록 안전 홍보도 강화한다. '과속은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입간판 총 170개를 연말까지 11개 한강공원에 설치한다.

횡단보도 앞 인도에는 '좌우를 살피고 건너주세요' 등의 문구를 넣어 시민이 자전거와 충돌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누리는 한강공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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