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도국 교역량, 美·日·유럽 넘어서”...멀어지는 미·중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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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개발도상국과의 교역량이 미국·유럽·일본과의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단일 글로벌 경제 안에서 중국을 파트너이자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유럽·일본의 교역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억제, 수출 금지 정책을 내놓자 중국이 이에 대응해 서구가 아닌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높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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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국과 서방국이 다른 길 가고 있다는 신호
중국과 개발도상국과의 교역량이 미국·유럽·일본과의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이 40여 년 전 경제를 개방한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으로, 중국과 서방국이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WSJ이 중국 관세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권 개발도상국의 교역량은 전체 중국 무역의 36%를 차지한다. 반면 미국·유럽·일본과의 교역량은 전체의 33%로 3%포인트(P) 적었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미국·유럽·일본과의 교역량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단일 글로벌 경제 안에서 중국을 파트너이자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과 중국이 하나의 경제권 안에서 각자를 고객으로 봤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유럽·일본의 교역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 억제, 수출 금지 정책을 내놓자 중국이 이에 대응해 서구가 아닌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높인 결과물이다. 실제로 중국 공장은 서방의 화학제품, 부품, 공작기계를 자국 혹은 개발도상국에서 조달한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의 대(對) 동남아시아 무역은 지난 2019년 미국과의 무역 규모를 앞질렀다. 현재 중국은 독일보다 러시아와 더 많은 교역을 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투자 또한 미국보다는 인도네시아나 중동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대로 미국 기업은 중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줄이고 있다. 중국 내 미국기업 단체인 미중기업협의회(USCBC)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미국 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지난 1년 동안 중국 투자 계획을 줄이거나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를 훨씬 웃도는 동시에 사상 최대치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입장에선 자국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성장 둔화와 같은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것을 우려한다. 경제학자들은 “서방과 중국 양쪽이 치르는 비용이 이득보다 클 것”이라며 “특히 양측이 더 많은 자원을 자기들 쪽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이를 해소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과 서방 분열이 올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짓누르고 있으며, 세계 경제에 국내총생산(GDP)의 7%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수조 달러 규모다.
중국은 출산율 붕괴, 과도한 부채에 직면한 상황에서 서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경우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막을 만큼의 충분한 경제 성장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유엔(UN) 무역개발회의에 따르면 서구 자금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갔거나, 중국이 아닌 멕시코, 인도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동안 경제 성장을 서방에 의존해 온 중국 입장에선 출산율 붕괴와 과도한 부채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기들만의 세력권 아래에서는 장기 침체를 막을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WSJ는 “중국의 낮은 생산비와 광대한 소비자 시장은 여전히 많은 기업의 필수적인 요소”라며 “중국과 서방 간의 완전한 디커플링(산업망·공급망 등에서의 특정국 배제)은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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