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선배는..."롯데 안우진이 만난 키움 안우진은?[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안우진 선배와 대결해보고파"
관중이 꽉 차있는 그라운드에 얼른 서고파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10월과 11월은 바쁘게 돌아갔다. 팬들이 그토록 바랬던 ‘명장’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고 비어있던 단장 자리도 ‘자이언츠 맨’ 박준혁 신임 단장으로 채워졌다. 비록 포스트 시즌 진출은 실패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은 그 어떤 구단보다 뜨겁게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 어느 때보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제 선수들이 보답해야 한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김태형 감독의 지도 아래 상동 야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감독 취임식에서 김태형 감독이 ‘이번 마무리 캠프는 선수 개개인의 코칭에 신경을 쓸 것이다’고 밝힌 만큼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가려웠던 부분들에 대한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인 2024 시즌 신인 좌투수 박성준과 내야수 안우진의 포지션 역시 공교롭게도 롯데의 가려운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기량을 발전시킨 후 1군 무대에 데뷔하고 싶다고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당차게 밝혔다.
아래는 두 선수와의 인터뷰.
[부산야구실록]
이제 프로 선수가 된 만큼 앞으로 더 발전해나가고 싶은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박성준 선수]
저는 일단 스피드로 승부를 하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구위를 올리거나 변화구 구사능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공 하나를 빼고 넣을 수 있는 제구적인 부분도 향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부분들을 연습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에서도 중점적으로 연습할 계획입니다.
[안우진 선수]
저는 일단 프로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보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거포 유격수가 되는 것도 목표예요. 하지만 아직은 선구안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컨택 부분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다 보면 보완이 되고 또 기량도 괜찮아질 것 같아요.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가 생각하기에 거포 유격수의 기준은 몇 개의 홈런이라고 생각하나요.
[안우진 선수]
일단 제 목표는 최단 기간에 20홈런 20도루를 해보는 것입니다.
[부산야구실록]
롯데 자이언츠에 20-20을 하는 유격수가 생긴다면 꿈에 그리던 우승도 가까워질 것 같네요.(웃음)
[부산야구실록]
두 선수의 롤모델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안우진 선수]
제 롤모델은 전준우 선배님입니다. 자이언츠TV에 출연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어요. 민석이 형한테 전준우 선배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전준우 선배님께서 팀의 베테랑으로서 부담감도 크실 텐데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하시고 또 야구에 대한 자세가 진중하신 게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박성준 선수]
저는 김진욱 선배님입니다. 중학교 선수 시절부터 김진욱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아 왔어요. 고등학교 시절 던지는 걸 정말 많이 봤고 또 대회 결승전 선발 경기는 직관을 간 적도 있었거든요. 그때 김진욱 선배님이 공 던지는 걸 보고 ‘진짜 이거 투구폼 연구도 많이 하고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의 생각이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인 선수들의 경우 대개 팀 내 베테랑 선수를 롤모델로 꼽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롯데 자이언츠의 입단한 신인 투수들의 선택은 대부분 김원중과 박세웅이었지만 박성준은 주저 없이 김진욱을 꼽았다. 강릉고 재학 당시 김진욱의 투구가 워낙 대단했던 덕분이다. 프로 무대 진출 뒤 부진을 겪고 있는 김진욱에 대해 여전히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이유 역시 강릉고 김진욱의 잔상이 팬들의 뇌리에 짙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신인 선수들이 상동 야구장에 합류한 만큼 박성준과 김진욱의 만남이 성사됐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합류전 박성준은 김진욱과의 만남에서 어떤 부분을 고대하고 있었을까.
[부산야구실록]
팀에 합류하게 되면 김진욱 선수를 직접 만나게 될 텐데 어떤 걸 가장 물어보고 싶나요.
[박성준 선수]
투구 폼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고 또 조언도 받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파워풀하게 던지는 거나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 그런 것들도 물어보고 싶습니다.
좌완 투수진과 내야진의 얇은 뎁스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약점으로 꼽혔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합류한 심재민을 제외하면 롯데 자이언츠의 국내 좌완 투수진은 믿을맨이 부재하다시피 했다. 그 때문일까. 프로 1년 차였던 ‘이태연’과 ‘장세진’은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짧게나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주전 유격수인 노진혁이 휴식을 취하는 날, 롯데 자이언츠의 유격수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이학주, 박승욱, 구드럼이 돌아가며 자리를 채웠지만 팬들의 만족감을 채워주진 못했다. 그러던 중 올 시즌 육성선수로 입단한 배영빈이 1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은 늘 반갑지만 그 이면에는 얇은 팀 뎁스라는 암도 존재하기에 마냥 그 상황을 즐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입단한 휘문고의 두 선수는 각각 좌완 투수와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맡고 있다. 올 시즌 팀의 부족했던 포지션에서 뛰어난 존재감을 발휘하며 단순에 주전으로 자리 잡은 윤동희의 사례도 있듯이 기회는 늘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두 선수 역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부산야구실록]
지금 두 선수가 각자 속해있는 포지션(좌완투수, 유격수)이 사실상 롯데 자이언츠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부분들이잖아요. 특히 작년에 지명됐던 신인 좌완투수 이태연 선수, 장세진 선수 모두 올 시즌 1군에 데뷔에 성공했습니다. 박성준 선수는 목표로 삼고 있는 본인만의 1군 데뷔 시기가 있나요.
[박성준 선수]
저는 정말 솔직히 열심히 해서 개막전 때부터 나가보고 싶습니다. 개막전 때 정말 많은 팬 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시더라고요. 많은 팬 분들 앞에서 한 번 제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보통 그렇게 많은 관객이 들어서면 떨리거나 긴장되지 않나요.(웃음)
[박성준 선수]
저는 그런 분위기를 많이 즐기는 것 같습니다. 고교 야구 시절에도 팬분들이 좀 오시면 ‘보여드려야겠다’ 이런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가 속해있는 유격수 포지션도 사실 팬들의 성에는 차지 않는 상황입니다. 노진혁 선수를 뒷받침할 확실한 백업 유격수가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올해 기회를 얻은 배영빈 선수를 비록해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자리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안우진 선수]
저는 ‘내년 1군 개막전에 올라가보고 싶다’보다는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나요.
[안우진 선수]
제가 합류해서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라 잘 해야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력이 곧 실력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하는 타입입니다. 제가 수비를 많이 보완하고 또 어깨도 강화를 해서 수비 쪽으로 확실히 보여드리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타격은 아쉬워도 수비 면에서는 확실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프로무대에서 뛰게 된다면 한 번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가 있나요.
[박성준 선수]
저는 박병호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습니다. 넥센 시절 비거리 150m 넘게 홈런 치시는 거랑 오승환 선배님이랑 맞대결 하는 모습을 보면서 ‘와 진짜 이분은 대단한 타자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싸인은 물론 포수가 내겠지만 욕심나는 첫 공이 있나요,
[박성준 선수]
저는 무조건 직구로 승부해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는 어떤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고 싶나요.
[안우진 선수]
저는 이름 때문이 아니라 정말 키움의 안우진 선배님과 상대해 보고 싶어요. KBO를 대표하는 투수시잖아요. KBO리그에서 손꼽힐 만큼 빠른 공을 던지시고 또 좋은 변화구들을 구사하고 있어서 제가 경기에 나가서 안우진 선배님을 상대로 안타를 칠 수 있는 모습을 롯데 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안우진은 드래프트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있던 선수였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휘문고 편 방영 당시 휘문고의 라인업에 ‘안우진’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KBO리그 최고 우완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대표선수다. 게다가 ‘키움 안우진’ 역시 휘문고 출신이었던 탓에 당시 ‘고교생 안우진’의 이름은 많은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두 안우진의 만남은 이미 성사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만남이 성사된 곳은 조금 의외의 장소였다.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는 드래프트 전에도 이름으로 여러 번 언급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웃음)
[안우진 선수]
네 맞습니다.(웃음)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가 생각하는 투수 안우진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안우진 선수]
안우진 선배님은 일단 실력만 봐도 투수로서 누구에게나 우상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는 사우나에서 안우진 선배님을 자주 뵙습니다. 거기에서 인사도 드렸는데 안우진 선배님도 저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인사도 잘 받아주시고 또 잘챙겨주셔서 정말 좋은 선배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두 선수는 이제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두 선수가 바라본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은 어떤 팀인가요.
[안우진 선수]
저는 롯데의 경기를 보러 사직 야구장도 가봤고, 잠실 야구장도 가봤습니다. 사직야구장에서는 부산 홈이니까 열기가 뜨거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잠실을 갔더니 원정응원석도 가득 찼고 열기도 엄청나더라고요. ‘서울에서도 이렇게 많이 와주시고 또 뜨겁게 응원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에 사실 좀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박성준 선수]
저도 직관도 가보고 경기도 따로 챙겨보고 해요. 그런데 저는 직관을 가게 되면 살짝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 같아요. ‘내가 저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산야구실록]
관중이 꽉 찬 야구장에서 상대 타자를 상대했을 때, 이길 자신이 있나요.
[박성준 선수]
네 저는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내년이면 프로 1년 차를 맞이하게 됩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1년 차 목표가 있나요.
[박성준 선수]
일단 저는 1군에 올라가게 된다면 스스로 기회를 잡고 신인왕을 해보는 게 목표입니다.
[안우진 선수]
솔직히 목표는 단기간에 1군에 올라가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단기간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퓨처스에서 확실하게 준비를 한 뒤 1군에 올라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그동안 휘문고와는 굵직한 인연이 없던 롯데 자이언츠. 최근 휘문고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 덕분에 롯데 자이언츠 내 휘문고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박성준과 안우진은 사직야구장에서 본인들의 이름이 뜨겁게 외쳐질 그 순간을 간절하게 꿈꾸고 있다.
[박성준 선수]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팬들께서 저로 인해 행복하실 수 있도록 야구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안우진 선수]
직관도 많이 가봤는데 팬분들께서 정말 진심을 담아 뜨겁게 응원해주시는 거랑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 칭찬해주시는 모습들을 늘 봤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팬의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선수인 만큼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또 팀에 도움이 되어 팀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산야구실록의 신인 인터뷰는 다음 주 ‘안경 에이스의 제자’ 동의과학대 외야수 유제모 선수 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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