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尹·박근혜…"박정희 시절 배울 점 지금도 국정에 반영"

권오석 2023. 11. 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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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방문이다.

진열대 한 가운데에는 지난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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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 이후 12일 만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방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대구 사저를 방문했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집 안에서 맞았으나,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윤 대통령을 사저 안으로 안내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온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저 현관의 진열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정상 외교를 했던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진열대 한 가운데에는 지난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 후 두 전·현직 대통령이 함께 오솔길에서 내려오는 사진이 놓여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 사진을 가리키며 “대통령이 좋은 사진을 보내줘 여기에 가져다 놓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환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와 과일을 냈는데, 윤 대통령이 차 중에서도 밀크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홍차와 우유를 미리 준비했다. 홍차의 농도도 윤 대통령의 선호를 미리 파악해 맞췄다고 한다. 과일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감과 배를 준비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대화를 나눴다. 대화 도중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돼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그걸 다 읽었나.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대화를 마무리하며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환담을 마친 후, 두 사람은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며 대문 계단에서 들어가라고 하며 박 전 대통령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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