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산업강국 함께하는 제조혁신] 45년 업력에도 포기한 쌀 공정 자동화, 삼성 도움으로 해냈죠
생산 증대 거듭 실패했던 백제
공정·물류 자동화 도입으로
떡국 생산량 40% 끌어올려
인재 추가 채용 여력도 생겨
충남 홍성의 쌀 가공식품 기업인 (주)백제는 생산량을 늘리고자 자동화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스마트공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넘쳐나는 주문을 아깝게 돌려보내야만 했다.
지난해 삼성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신청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1978년 설립돼 45년 업력(業歷)을 자랑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마음먹은 셈이다. 김미순 백제 대표는 "연구개발(R&D)에만 치중됐던 지원이나 충남 테크노파크(TP)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매출이나 생산 규모 면에 있어 성장이 아닌 '퀀텀 점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공정 자동화(15건)를 비롯해 물류(12건), 품질(14건), 기본 갖추기(44건), 환경·책임·투명경영(47건) 등 과제 132건을 발굴해 개선에 나섰다. 특히 숙성·냉동·건조·해동 공정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삼성전자 멘토 위원단 의견이 모였다.
백제는 멘토링을 받아들여 간편 자동화(LCiA)에 착수했다. 김 대표는 "이전에는 작은 공정만 자동화를 해뒀고 나머지는 사실상 포기했었다"며 "삼성에서 안 될 게 없다고 자신감을 심어줘 힘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신바람이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떡국 생산량 최대치가 월 50만개라는 한계도 넘어섰다. 백제는 자체적으로 공장 설비와 공정을 고려하면 월 50만개 생산이 최대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멘토들은 공간 설계를 바꾸면 생산량을 월 70만개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당초 백제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떡국은 군 PX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 유통되기 때문에 불량품이 발생하면 모두 회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섣불리 생산량을 늘렸다가 피해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멘토 의견에 대해 심사숙고한 끝에 생산량 증대를 결정했다. 공정·물류 자동화 등 여러 도움을 줬던 삼성을 믿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삼성이 설계해준 레이아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월 70만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10월 16일부터 생산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백제는 스마트공장 전환으로 인력 효율성도 높였다. 쌀국수 실링지 작업은 근로자 2인 1조의 수작업으로 이뤄졌지만 '에어발란스'라는 기계를 도입해 자동화에 성공했다. 3명이 투입됐던 포장 작업에서도 인원 1명을 줄일 수 있었다.
유통기한 오류는 100% 줄였으며 탈산제 누락 불량도는 52PPM에서 3PPM으로 94% 개선했다. 면(麵) 끼임 불량도는 240PPM에서 151PPM으로 37% 개선할 수 있었다. 자동화를 통해 20~30㎏짜리 떡국용 떡도 에어발란스가 옮기게 됐다. 김 대표는 "고된 일이라 담당 직원이 퇴사하려 했는데 스마트공장 사업이 시작되며 마음을 돌렸다"고 강조했다.
원료와 제품을 옮기는 대차도 작게 만들면서 효율성을 높였다.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포인트였지만 삼성전자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고 한다. 백제는 쌀국수 포장지를 옮기는 대차 크기를 줄이면서 이동 시간을 6분에서 3분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숙면 포장지 대차도 현장 맞춤형으로 제작해 이동 시간을 10분에서 5분으로 줄였다.
백제는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사업을 계기로 떡국 생산량은 40~50%, 쌀국수 생산량은 10%가량 늘렸다. 효율적인 인력 운용으로 채용 어려움도 덜게 됐다. 김 대표는 "지방이라 인재를 채용하기 쉽지 않았는데 자동화를 통해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며 "오히려 회사 규모가 커지며 직원 수는 늘었다"고 말했다.
백제는 추가로 지을 제3공장을 처음부터 스마트공장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맞손을 잡으며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1978년 삼성중공업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김 대표는 돌고 돌아 삼성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김 대표는 "스마트사업에 참여하면서 경영 전략의 틀도 아예 바꾸게 됐다"며 "스마트공장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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