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野 "지역화폐 확대" 또 강행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3. 11. 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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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곳곳 예산 샅바싸움
R&D 분야 치열한 공방 예고
與 "민주당 증액 요구 막아라"
새만금·태양광 예산도 쟁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정부안에 대해 '5조원 감액' 선전포고를 하며 기싸움이 첨예한 상황인 데다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까지 예상돼 올해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와 민주당 등에 따르면 각 부처 예산안에 대한 증액·감액 심사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앞서 먼저 하는 상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여야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통상 감액은 각 상임위 단위에서 주로 이뤄진다. 반면 정부 동의가 필요한 증액은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조정소위 안에 법적 근거가 없는 소소위원회를 두고 여야가 증액·감액에 대한 담판을 벌이기도 한다.

상임위 예비심사의 경우 감액을 하든 증액을 하든 다시 예결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큰 영향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쟁점을 걸러주는 것만으로도 영양가가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가장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상임위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31조1000억원이었던 R&D 예산을 내년에는 3조1000억원 줄인 28조원으로 책정했다. 그동안 방만하게 늘어난 R&D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질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중복 지원, 나눠 먹기, 보조금화 등을 개혁하는 게 골자다. 반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 등 7대 국가 전략 분야 투자는 올해 3조2000억원에서 내년 3조6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렸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대폭 증액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공계 전문기술인력 양성 예산이 129억원 줄었고, 생애기본연구 사업 예산도 1627억원 감액됐다며 증액 방침을 밝혔다. 정부·여당 안에서도 어느 정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문제는 규모다. R&D 예산 개혁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여권에서는 대규모 증액을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 예산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화폐 사업 예산을 0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에는 야당의 반발로 행안위에서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을 5000억원 증액하기로 의결했지만,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3525억원 증액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소득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중 지원 효과가 증명된 지역화폐를 통해 신속히 내수를 회복하고, 지역 경제와 골목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지역화폐 예산을 증액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역화폐 발행과 지원 사항을 의무화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새만금 개발 사업 예산을 복원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우선 새만금개발청 예산을 올해 1483억원에서 내년 299억원으로 80% 깎았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내년 예산에서 새만금 내부 개발 사업 예산을 올해 1676억원에서 내년 565억원으로 70% 삭감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새만금 신공항 예산을 올해 135억원에서 내년에는 51% 줄인 65억원만 책정했다. 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새만금 개발 사업 예산이 6626억원에서 1479억원으로 78%나 삭감됐다"며 복원을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예산이 쟁점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전력산업기반기금 예산을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사업' 예산을 올해 2470억원에서 내년 159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관련 R&D 예산도 크게 줄어 과방위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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