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보완 근로시간 개편, 이번엔 정부 최종안 나와야 [사설]
고용노동부가 13일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지난 3월 6일 내놓은 당초 개편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을 지시한 지 8개월 만이다. 당초 안이 '일이 많을 때 더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쉬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그 보완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지금은 한 주라도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으면 불법이다. 자발적으로 집에서 혼자 일해도 위법이라고 하니 황당하다. 너무나 경직적이고 국제표준에 맞지 않는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을 비롯한 어느 선진국도 이런 식으로 제도를 운용하지 않는다. 이를 뜯어고치겠다고 내놓은 개편안이 장시간 근로를 허용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고는 8개월이나 헛바퀴를 돌았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 정부가 드디어 개편안을 내놓는다고 한다. 이참에 근로시간 유연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번만큼은 여론을 호도하는 세력에 맞서 진실을 지켜야 한다. 당초 안 역시 근로시간 연장과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연간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당초 안대로 주 52시간 근로를 매주 꼬박꼬박 지킬 게 아니라 분기나 반년, 1년 단위로 지키면 주당 평균 최대 근로시간이 주 52시간보다 1~3시간 이상 줄어든다고 한다. 연간 연장근로 시간 총량을 지금보다 10~30%씩 줄이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일이 몰릴 때 최대 주 64시간까지 일하는 대신, 총 근로시간은 지금보다 줄이자는 취지다. 그런데도 마치 '주 64시간 근로제'인 양 호도하는 건 심각한 사실 왜곡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근로시간 개편의 '보완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혹시라도 근로시간을 유연화한다는 '방향 제시'만으로 끝날까 걱정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표를 잃을까 두려워 그렇게 한다면 가짜뉴스 세력에 굴복하는 셈이다. 이 장관부터 정정당당하게 진실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근로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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