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감사 인사...김기동 감독, "日 우라와 레즈 고맙고 미안해요"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일본 J리그 팀 우라와 레즈에 특별한 메시지를 건넸다. 이례적인 일이다.
포항은 8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우라와 레즈와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J조 4차전을 치른다. 포항은 3전 전승을 거둬 조 1위에 올랐고, 우라와 레즈는 1승 1무 1패로 2위에 있다.
경기 하루 전, 포항스틸야드에서 사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기동 감독은 “먼저, 우라와 측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본 사이타마로 원정 갔을 때 대접을 잘 받았다. 우라와가 제공해 준 좋은 훈련장에서 잘 훈련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현재 포항 클럽하우스 잔디가 폭염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우리 선수들도 4개월 동안 인조잔디에서 훈련하고 가끔은 경주에서 훈련했다. 우라와에 좋은 훈련장을 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기자회견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ACL은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다. 홈팀이 원정팀에 훈련장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포항은 지난달 24일 치른 우라와 레즈 원정 경기 당시, 우라와 레즈가 제공한 안락한 훈련장에서 훈련했다.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8일에는 포항 홈에서 맞대결이 열린다. 이번에는 포항이 원정팀 우라와 레즈에 연습장을 내어줘야 한다. 김기동 감독은 훈련장 여건이 완벽하지 않으니 양해를 바란다고 미리 언급한 것이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김 감독은 감사함과 미안함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 김 감독은 “우라와 원정은 어려운 경기였다. 우라와는 기술적으로 우리보다 좋은 팀이다. 우리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양 팀 다 컵대회를 비롯해 경기가 많아 체력적으로 힘든 가운데 리턴매치가 열린다. 그래도 우리는 홈이라 우라와보다 체력적으로 낫지 않을까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은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 상대로 4-2 역전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의 기운이 ACL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FA컵 우승하면서 심적으로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면 더 잘 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긴장감이 떨어져서 안 좋을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동기부여 시킬지에 대해서 선수들과 잘 이야기해서 해결해 보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