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판 된 이차전지株…급등 하루만에 급락, 이유 알고 봤더니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11. 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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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면 금지 이틀째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날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급등세를 탔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다.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 물량이 하루 만에 소진되면서 다수 종목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대비 5만500원(10.23%) 하락한 4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의 이차전지주들이 급락했다. POSCO홀딩스(-11.02%), 삼성SDI(-7.91%), 포스코퓨처엠(-11.02%) 등이 모두 급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엘앤에프가 15.29%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4.85%), 포스코DX(-5.83%) 등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스닥 지수는 이차전지주의 급락에 장중 한때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48분께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전날 코스닥 지수 급등으로 3년 5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지 하루만이다.

전날 숏커버링 수급이 유입되며 급등했던 이차전지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장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가 내년 6월까지 전면 금지되자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이차전지 종목들이 대거 급등했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모습이다.

실제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 종목을 보면 지난 2일 기준 코스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1조3636억원), 포스코퓨처엠(7622억원), POSCO홀딩스(656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1조846억원), 에코프로비엠(1조832억원), 엘앤에프(3501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수급 불확실성과 투자심리 불안도 악재로 작용했다”며 “펀더멘털 대비 급등한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에 개인 투자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토론방에서는 “신뢰를 잃은 시장이다”, “공매도가 개미에겐 악재였다”, “주식시장이 코인시장이 됐다” 등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매도 금지 정책 효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증권가에서는 결국 향후 장세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고 숏커버링이 어느 정도 진행된다면 주가는 펀더멘털이 좌우할 것”이라며 “2520선이 단기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펀더멘털 상황에 따라 돌파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과 대조적인 흐름으로 폭등세 전개된 이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매물 출회돼 증시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이번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포함해 주요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미국 재무부 국채 입찰 수요 결과 주시하며 경계심리 유입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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