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이남도 고엽제 살포” 前 美장교 54년만에 증언
파주 대성동마을 등 DMZ 민간인 고엽제 피해가 가시화(경기일보 4월20일자 1·3면)되는 가운데 민통선 이남까지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미군 예비역 장교의 증언이 54년 만에 나왔다.
그동안 미국 보훈처 등이 DMZ 내부와 주변 작전지역에 참여했던 주한미군 예비역 군인(카투사 포함) 및 군무원 등으로만 고엽제 피해를 인정한 것과는 상반돼 파장이 예상된다.
7일 경기일보가 단독 입수한 주한미군전우회(회장 및 이사장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유엔군사령관) 발행 ‘한미동맹저널’에 따르면 1969~1970년 미2사단 DMZ 고엽작전을 지휘했던 데이비드 로저스 예비역 화학장교는 한미동맹저널(2022년 4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단 내 민통선 이남에 있던 고엽제를 전부 소진하라는 명령을 받아 살포했다. 카투사(주한미군에 소속된 한국군) 1개 소대를 동원해 고엽제를 모두 압수, 55갤런(200ℓ)들이 드럼통 1천개 분량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뿌린 장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미 전방 지원부대였던 민통선 이남의 방공포기지와 레이더기지가 전략 및 전술핵 보유 보안지역 등의 작전을 위해 1967~1968년 고엽제를 살포한 사실을 들어 이들 지역에서 고엽제를 모두 소진했을 것이라는 추정만 가능하다.
당시 미군의 미사일과 방공포기지로는 파주 신산리 캠프 스탠턴, 화성 남양 호크부대, 하남 방공포부대, 여주 캠프 허스톤 등을 비롯해 인천 문학산 캠프 인터셉트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지 주변 동식물과 하천 등지에 고엽제 노출 우려가 제기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식물통제계획 1968’(서부~동부전선 고엽제살포계획)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로저스 전 예비역 화학장교는 “미 재향군인회와 다우 케미컬회사 등이 (식물통제계획 1968을 근거로) 민통선 이남에서 고엽제를 사용한 바 없고 DMZ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나는) 기밀문서 담당자이자 핵무기 보안사용허가를 받은 공동 핵사고 통제장교로서 전술핵방공포기지와 레이더기지 등에 고엽제가 1969년에도 많이 살포돼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쟁 등에서 고엽제의 다이옥신 성분 오염이 50년 이상 지속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 당시 미2사단에 카투사로 근무했던 A씨는 “전방뿐아니라 후방 기지에서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신빙성 있는 증언이 나왔다”며 “한미 관계당국은 이제라도 이 주장을 토대로 전수조사를 벌여 역사적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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