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처방은 잘했는데, 약을 먹어야"…인요한 "명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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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 입구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나 "처방(혁신안)은 잘했는데 환자들이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인 위원장이 전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공감하고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7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의 아침에 위치한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 위원장은 약을 먹어야 하는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정치 진단이고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인 위원장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때부터 양극화 문제가 대두돼 그게 풀리지 않았다는 말씀을 많이 주셨다"며 "민생문제와 경제문제 관해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환자지 누구겠나. 지금 서울 강서 선거 결과에 대한 표심이 뭔지 잘 인식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내가 보기에는 인식이 아직 잘못된 것 같다. 그런 문제를 적절히 잘 선택해서 혁신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안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현실성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고, 반응이라는 게 없지 않나"라며 "약을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까 얼굴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안 변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해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권고에 관해 "그게 굉장히 어려운 과제인데 우리나라 역사상 의원이 스스로 공천을 포기한 예가 두서너 건 밖에 없다"며 "인 위원장 말대로 스스로 좀 자진해서 해보라는 얘기는 그 사람보고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랑 같은데 인생 걸고 해왔는데 그만두겠나"라고 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일반 국민이 집권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며 "양극화 문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고 이번 정부들어 행여나 조금 나아질까 했는데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아서 국민 마음이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