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서울편입' 추진에 학부모 혼란…"고입은 이점, 대입은 손해?"
농어촌전형 위해 전입 온 학부모들 "또 전학가야 하나 고민"
전문가들 "고입 선발인원 그대로…학생들 유리할지 미지수"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옆동네인 강화로 전학을 가야하나 혼란스러워요.”
경기 김포시 대곶면에서 중학생·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A씨(43)는 농어촌 특별전형을 염두에 두고 이곳으로 이사왔다. 지난 10년간 김포 대곶면에서 살았지만 최근 서울시 편입이 추진되면서 자녀 진학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 편입이 확정될 경우 대입 농어촌특별전형 지원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A씨는 “대곶면은 김포 내 신도시나 수도권에 비해 낙후된 지역이다. 대중교통도 마을버스 한 대만 다닐 정도라 차량이 없으면 이동이 힘들 정도” 라며 “농어촌전형은 이곳 학생들이 입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했다. 이어 “농어촌 전형을 정당하게 챙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왔는데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다니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진 중인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현실화되면 교육현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포 일부 고등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었던 대입 농어촌 특별전형이 불가능해지는 게 대표적이다.
농어촌 특별전형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읍·면 거주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사회통합(기회균형)전형 중 농어촌·도서벽지 학생 모집인원은 9646명이다. 김포에서는 통진읍·고촌읍·양촌읍·대곶면·월곶면·하성면에서 6년 이상 거주한 학생들이 해당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김포에서는 농어촌 특별 전형 지원이 가능한 학생 수가 전체 30% 정도이며 김포 소재 12개 고교 중 5곳이 여기에 해당된다”며 “행정지침 변화에 따라 유리한 전형을 포기해야하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김포 중학생 특목·자사고 선택지는 확대
반면 김포지역에서 특수목적고(특목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선택지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김포 소재 중학교 학생들은 경기지역 자사고·특목고나 전국단위 모집학교만 지원할 수 있다. 현재 김포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는 안산 동산고 1곳뿐이다. 하지만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될 경우 세화고·휘문고·이화여고 등 지원 가능한 자사고가 16곳으로 늘어난다. 외고도 기존 8곳에서 대원·한영·명덕·서울외고 등 14곳으로 선택지가 확대된다. 과학고는 1곳(경기북과학고)에서 세종과고·한성과고 등 2곳이 추가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무조건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연철 진학사입시전략소장은 “자사고·특목고를 준비하는 김포 학생들의 선택지가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선발인원은 그대로 이기에 (김포 함생들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고입 전형 자체가 바뀌는 점도 학생·학부모에겐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김포는 일반고 전형을 비평준화로 운영 중이다. 중학교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고교에 원서를 내면 해당 학교가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반면 서울은 학생 지망에 따라 무작위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하는 평준화 지역으로 편입 시 고교 전형 자체가 급변할 수 있다.
김포시에서 초등학생과 고2 자녀를 키우는 조진호 씨는 “정치권의 서울 편입 논의에서는 지역교육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하나도 없어 답답하다”며 “현재 김포시 내에서도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이들이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데 서울로 편입된다면 이런 문제가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정작 이러한 주민들의 답답함을 풀어줘야 할 정치권이나 당국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다룰 특별위원회를 발족했지만,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민감한 문제라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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