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공습 비판’ 앤젤리나 졸리와 싸우는 이스라엘 대통령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비판하자 이스라엘 대통령이 그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직접 비난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졸리의 주장을 완전히 거부한다”면서 “이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어떠한 자위권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있던 날을 회상하면서 “(졸리는) 가자지구에 방문해서 실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는 이스라엘로 인해 감옥이 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감옥이 된 것”이라며 “이번 전쟁의 결과로 가자지구 주민들이 다른 정권 하에서 평화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또 지금 가자지구에 생존을 위협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지금 가자지구에 전쟁은 일어나고 있지만, 생존을 위협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는 없다”며 “이스라엘이 미국, 유엔, 다른 국가들과 함께 가자지구에 보내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한달 째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고, 식량과 물, 전력, 연료, 의약품 등 모든 필수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가자지구가 “전례 없는 재앙”의 상황에 처했다며 인도주의적 휴전과 구호품의 신속한 반입을 촉구하고 있다.
졸리는 그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연이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의 사진을 올리면서 “가자지구는 지난 20년 가까이 야외 감옥이었고 이제 거대한 무덤이 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백만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식량과 의약품, 인도주의적 원조를 빼앗긴 채 집단으로 처벌당하고 인간성을 말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졸리는 지난달 29일에도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일은 테러 행위이지만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폭격하여 무고한 생명을 잃은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으로 인해 난민이 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생명을 비롯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생명은 똑같이 중요하다. 인류는 전쟁에 대하여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부를 통해 의료 구호 활동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전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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