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어도 라인 안 내린다” 대패에도 박수 받은 토트넘, 라인 올린 포스테코글루의 뚝심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7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첼시와 경기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첼시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이 1-4로 대패한 뒤 “매우 힘든 밤이었음에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긍정적이었던 것은, 토트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동안의 스타일을 유지했고 홈 관중의 응원 속에서 버티려고 노력하면서 보여준 정신”이라고 전했다.

승리한 첼시가 아닌 패배한 토트넘을 향해 보낸 이례적인 찬사다. 이날 토트넘 선수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명이나 퇴장 당하고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토트넘은 이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 두 수비의 핵심 선수들이 퇴장 당해 9명만 뛰는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 여기에 제임스 메디슨과 미키 판더펜이 전반 종료 직전 부상으로 이탈까지 했다. 아무리 첼시가 이번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토트넘이 이기기 쉽지 않았다.

보통 수적 열세에 몰리면 수비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토트넘은 달랐다. 끝까지 수비 라인을 올리며 첼시를 상대로 골을 노렸다. 후반전 중반에는 수비수 전원을 끌어올려 수비라인이 텅비는 장면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후반 30분 니콜라 잭슨에 역전골을 내줄 때까지 1-1의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33분에는 에릭 다이어가 골을 터뜨렸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취소됐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이 시도한 회심의 왼발 슈팅이 첼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지를 보이며 상대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에 대한 격려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경기 후 공격적으로 경기 운영을 한 것에 대해 “설령 5명만 남아있었더라도 계속 도전했을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철학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의 축구는 팬들에게 확실하게 즐거움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호평했다. 비록 홈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지만, 달라진 토트넘을 보는 주위의 시선이 이렇게 달라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