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뛴 2020년처럼?…제약바이오株 '공매도 금지'에 또 웃을까

김소연 기자 2023. 11. 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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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빈대 주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3%까지 낙폭을 키우는 등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앞선 공매도 금지 사례와 달리, 경제 위기도 없는데 갑자기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작하면서 혼란한 증시의 변동성을 더욱 확대했다는 비판들이 쏟아진다.

가뜩이나 한국 시장의 단점을 규제 불확실성으로 꼽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정책으로 아예 한국시장을 등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기업 규모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아 수급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됐던 기업들에는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8.41포인트(2.33%) 떨어진 2443.96을 기록했다. 장중 3.34%까지 하락폭을 키워 2420선이 무너졌다가 막판 244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5.08포인트(1.80%) 하락한 824.37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4% 넘게 하락하면서 805.81을 터치, 하루만에 800선이 붕괴될 뻔 했다. 전날 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가, 이날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6일과 이날까지 이틀 간 코스닥 지수 변동폭은 11%를 넘는다. 코스피 지수도 약 10%에 달한다. 전날 공매도 주식 숏커버링으로 대규모 유입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빠르게 빠져나간 여파다. 외국인은 전날에는 전체 증시에서 1조2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가 이날에는 34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로 증시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것이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 공매도 금지 때와 달리, 고금리 상황 속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단행돼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제약바이오는 호재, AGAIN 2020?

다만 거래량 대비 공매도량이 많아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 이슈로 주가 상승이 제한됐던 기업들이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약바이오 업종이다.

직전 공매도 금지 기간인 2020년 코로나19 시기(2020년3월16~2021년5월2일)에는 셀트리온을 위시한 제약바이오주가 크게 급등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2020년 주가 상승률만 102% 로 주가가 37만원(수정주가 기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제약업종지수도 같은 해 84%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제약바이오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헬스케어 지수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서 산업재 다음으로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다.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2일 기준 1.42%,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2.80%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2차 전지가 포함된 산업재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라며 "구성 종목들의 대다수가 바이오텍으로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실적에 따른 밸류에이션 보다는 수급에 민감한 만큼,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증가해 주가가 부진했던 기업들 주가에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제약바이오업종은 빈대 공포에,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 실적 호조, 양호한 임상결과 발표 등이 이어지고 있다. 수급과 펀더멘털 모두 개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늘어난 해외 여행으로 외국 빈대, '베드버그'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경남제약과 동성제약은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빈대 퇴치제 '모스펜스'를 생산하는 경남제약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150원을 기록했다. '비오킬'을 만드는 동성제약은 710원(10.71%) 뛴 7340원에 마감했다. 특히 최근 5년래 적자로 주가가 내리 하락했던 경남제약 반등 폭이 크다.

이날 약 2조원 규모 기술이전 소식이 전해진 종근당도 전일대비 1500원(1.17%) 상승한 12만95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9% 넘게 뛰어 13만98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종근당은 스위스 노바틱스에 NHA HDAC6 저해제 기전의 저분자 화합물 'CKD-510'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3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이다. 'CKD-510'은 희귀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병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던 신약후보 물질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2조원 가까운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R&D 경쟁력을 입증받았다는 증거"라고 호평했다.

3Q 실적 호조+임상 모멘텀까지
한때 바이오주 랠리를 이끌었던 셀트리온은 이날 역대 최고 3분기 실적을 내놨다. 3분기 매출액 6723억원, 영업이익 26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25.2% 증가했는데, 모두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이다. 다만 앞서 CMO(위탁생산) 라이벌인 삼성SDI가 호실적을 내면서 셀트리온 호조도 예상됐기에 주가는 1%대 소폭 하락해 마감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8% , 73% 각각 성장한 휴온스와 바이텍메드는 각각 1%대, 5%대 상승했다.

난소암 면역항암제 '오라고모밥'의 판권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카나리아바이오는 9%대 강세를 보였고,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임상2상 계획 승인에 아리바이오도 2%대 올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을 비롯해 기술이전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업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이 성공적인 임상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점에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최근 종근당에, 비상장사 오름테라퓨틱스의 1억8000만달러 규모 기술이전, 공매도 전면금지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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