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높은 韓기업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 열려”
내년부턴 투자수요 늘어날 것
성장성·고환율로 韓기업 주목
고금리로 사모대출도 매력적
기대수익률 최근 5% 올라
7일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23) 사모주식(PE) 세션 연사로 나선 세바스티앵 라미 베인앤드컴퍼니 아태 PE 공동대표는 “한국 PE 투자시장이 조만간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미 대표는 세계 3대 컨설팅 업체 중 하나인 베인앤드컴퍼니서 아태지역 PE투자를 총괄하는 전문가다.
아태지역 PE시장은 올해 상반기 자금모집·투자·회수 전 분야서 지난해 대비 30~60% 뒷걸음질쳤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아태지역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가 최초로 700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다만 PE 자금모집 규정상 2~3년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는 만큼 내년엔 올해보다 투자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라미 대표는 “다만 앞으로 투자방식이 과거 유동성 장세와는 달라져야 한다”며 “실제 실적이 아닌 유동성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멀티플익스펜션)이 아니라 인수기업의 매출·영업이익을 실제로 상승시키는 전략을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모주식 세션의 또 다른 연사인 조엘 황 하버베스트파트너스 부사장 역시 기업의 내실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인프라, 메자닌, 벤처캐피털(VC) 등 다양한 투자수단이 있고 해마다 성과가 좋았던 투자처가 달랐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대체투자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사모대출(PD)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모대출은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운용사들이 기업에 제공하는 대출로 돈을 빌려준 후 이자 수익을 창출한다. 변동금리 구조이기 때문에 고금리 환경에서 유리하다.
이날 사모대출 세션 연사로 나선 시어도어 코니그 먼로캐피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합병(M&A) 증가, 전통 은행권의 자본확충 강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사모대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에도 헷징(위험회피)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 연기금, 보험사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사모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 지역은행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부족해진 유동성을 대체할 수 있는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코니그 CEO는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이 올해 이후 연평균 11.1%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다른 연사인 크리스토퍼 본 파트너스그룹 유럽 사모대출 부문 대표(파트너)는 “다수의 은행(대주단) 보다 소수의 사모대출 운용사와 소통이 간편하고, 대출을 일으키기 쉽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사모대출의 기대수익률 또한 최근 5%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사모대출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모대출은 채권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빌려준 기업의 부실이 심화할 경우 투자금 회수가 불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니크 CEO는 “리스크 신호가 포착되면 대출 기업에 조기 경과를 하거나 자금 투입을 줄인다거나 적극 개입을 해야 한다”며 “이 시장 관련 침체, 위기를 경험해본 인력,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현준·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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