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격 여전히 높아”…매물 쌓이는데 집 살 사람이 없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1. 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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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자치구 중 17곳 매물 10% 늘어
고금리 지속 경기침체 우려에 관망세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 매달린 얼음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있다. [김호영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을 넘어섰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금리까지 높아지자 집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이다.

주택 지표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집값 상승 피로감에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어 당분간 매물 적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632건으로 한 달 전(7만2777건)보다 8% 증가했다. 지난 3일에는 매물이 8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업계에서는 집을 팔려는 집주인은 많은데 이를 받아줄 매수인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치구별로 보면 한 달 전에 비해 매물이 10% 이상 늘어난 곳이 25개 자치구 중 17곳에 달했다. 지난달 1일 대비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동구 18.6%, 영등포구 18.2%, 성동구 15.5%, 마포구 15.5%, 관악구 14.6% 순으로 집계됐다.

매물 증가는 아파트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자료)는 17%가량 상승했다. 지난 1년 동안 하락한 가격 중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이에 비해 매수자들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옥죄기에 나선 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특히 시중은행의 일부 고정 주택대출금리 상품 금리는 연 7%를 넘어선 상황이다.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거래량은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4~9월 3000건 이상 유지하다 지난달 1309건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9월 3362건 대비 61% 감소했고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6월 3845건과 비교하면 65% 줄었다.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일로부터 한 달인 점을 고려해도 현 추세를 감안하면 2000건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 시장 활성화 지표인 거래회전율도 하락세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9월 부동산(집합건물) 거래회전율은 0.36%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월 0.3%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부동산 거래회전율은 매월 소유권 이전 매매 신청 부동산을 매월 말일 현재 소유권 이전 가능 부동산으로 나눈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 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올라간 호가, 고금리,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등으로 인해 거래시장의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서울 아파트 값은 이미 고점을 회복한 곳이 많다”면서 “고금리가 계속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상황에서 금리 인하 등 거시 경제 흐름이 변화하지 않는 한 급매물도 시장에서 소화화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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