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착각’ 5분간 선수 12명 뛴 포항…전북, ‘몰수패’ 주장했지만

홍인석 기자 2023. 11.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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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5라운드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의 결과를 '몰수패' 처리해야 한다는 전북 구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7일 결정했다.

연맹은 "무자격선수 출장은 곧바로 몰수패라는 엄중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무자격선수의 개념에는 '구단 스스로 판단, 즉 구단의 귀책사유로 인해 경기에 출장한 선수'라는 전제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따라서 포항의 귀책 사유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선수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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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의 결승전에서 포항 김종우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뉴스1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5라운드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의 결과를 ‘몰수패’ 처리해야 한다는 전북 구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7일 결정했다.

당시 경기에서 전반 26분 포항의 김인성이 나가고 신광훈이 들어가는 선수 교체가 진행됐다. 심판진은 김인성이 아닌 부상으로 경기장 밖에 나와 있던 김용환을 교체로 나가는 선수라고 착각해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채 신광훈을 들여보내 경기를 진행했다.

심판진은 경기가 약 5분간 진행된 뒤 착오를 인지했다. 전반 31분쯤 김인성을 내보내고 경기를 속행했다. 전북 구단은 김인성과 신광훈이 K리그 경기 규정에 따라 무자격선수에 해당하므로 경기 결과가 포항의 0-3 몰수패로 정정돼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연맹은 김인성과 신광훈이 동시에 경기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 원인은 구단이 아닌 전적으로 심판 때문에 발생한 만큼, 두 선수가 무자격선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맹 측은 “경기 중 선수를 교체하는 과정은 코치진이 교체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고 심판에게 교체를 요청하는 과정과 구단이 요청한 교체 절차를 심판이 수행하는 과정으로 구분된다”며 “교체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고 심판에게 요청하는 과정까지는 구단의 책임이고, 교체 절차 수행은 심판의 책임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항이 교체 용지에 교체 대상 선수를 ‘7번 김인성(OUT), 17번 신광훈(IN)’으로 적어서 대기심에게 제출하는 과정까지는 경기 규칙을 위반한 사항이 없었고, 규칙 위반이라는 결과로 연결될 원인이 발생하지도 않았다”며 “포항 코치진이 원래 김용환을 의도했으나 김인성으로 잘못 적어낸 것은 내심의 의사 문제이고 규칙을 위반한 판단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규칙 위반은 그다음 단계인 심판의 교체 절차 수행 과정에서 발생했다. 7번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17번 신광훈을 들여보낸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며 “그러나 교체돼 나갈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 선수를 내보낸 후 선수를 들여보내는 절차는 심판의 책임 아래 이뤄지며 그 과정에 구단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항에 귀책 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연맹은 “무자격선수 출장은 곧바로 몰수패라는 엄중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무자격선수의 개념에는 ‘구단 스스로 판단, 즉 구단의 귀책사유로 인해 경기에 출장한 선수’라는 전제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따라서 포항의 귀책 사유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선수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독일 분데스리가와도 비교했다. 연맹은 “2022년 프라이부르크 대 바이에른 뮌헨 경기 중 심판 착오로 교체돼 나가야 할 선수인 킹슬레 코망이 나오지 않아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가 일시적으로 12명이 된 사건에서 독일축구협회는 프라이부르크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3년 6월 남미축구연맹 코파수다메리카나 조별리그 E조 산토스(브라질) 대 블루밍(볼리비아) 경기에서 선수교체 실수로 인해 일시적으로 산토스의 선수가 12명이 뛴 사건에서도 몰수패가 선언되지 않았다”며 “2021년 10월 일본 J2리그 토치기 대 오미야 경기에서 선수교체 실수로 일시적으로 오미야의 선수가 12명이 된 사건에서도 몰수패가 선언되지 않고 경기 결과는 그대로 인정된 바 있다”고 말했다.

연맹이 ‘몰수패’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전북의 행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이 불복할 경우, 연맹이나 대한축구협회에 항의할 수도 있다. 전북은 내부적인 검토 후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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