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과 7차전 사이···긴 싸움 각오하는 극과 극의 마운드 대전[KS]

김은진 기자 2023. 11. 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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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정용



지난 6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인터뷰에 나선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은 각각 6차전과 7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의견을 모으고 나온 듯 LG 오지환·임찬규도 6차전, KT 박경수·박영현은 역시 7차전을 전망했다.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시작하며 양 팀은 모두 6차전 이상의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올라온 KT뿐 아니라 정규시즌 뒤 3주를 푹 쉬고 나서는 LG조차 “빨리 끝내겠다”고 하지 못하고 긴 싸움을 준비하고 나섰다. 만날 때마다 접전을 치른 양 팀은 올해 2번이나 연장전을 치렀고 16경기 중 9경기에서 3점 차 이내 박빙 승부를 펼쳤다. 염경엽 감독도 “10승6패로 전적은 우리가 앞섰지만 마지막에 운이 따른 경기가 있어 그렇지 KT는 아주 까다로운 팀”이라고 했다.

가을야구가 길어질수록 승부는 마운드 싸움으로 집중된다. 양 팀은 장·단점이 극명히 드러나게 될 단기전의 승부에서 마운드 계획을 단단히 세우고 나섰다.

LG는 불펜에 힘을 줬다. 올해 11승을 거둔 외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이탈하면서 LG는 케이시 켈리 외에 국내 투수 3명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당초 임찬규, 최원태와 함께 선발 자원으로 분류했던 이정용을 시리즈 직전 중간계투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윤식이 선발로 나선다. 이정용은 후반기 선발로 이동한 뒤 시즌 막바지에는 매우 안정된 구위로 LG의 1위 확정에 힘을 실었다. 국내 선발들의 이닝 소화 능력이 충분치 않은 LG는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 교체 타이밍을 늦지 않게 가져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선발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올 경우를 대비해 선발과 뒷문 사이, 중간에 힘을 실어놨다.

불펜은 최근 몇 년 간 LG 최고 강점이었지만 가을야구라면, 그리고 이번 가을야구라면 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필승계투조의 정우영과 고우석은 홀드왕, 세이브왕 경력을 갖고 있지만 가을야구에서는 각 10경기씩 등판해 3홀드와 3세이브를 기록했다. 둘 다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좋지 않았다.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LG는 올시즌 활약한 김진성, 함덕주, 유영찬 등에게 필승조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KT 웨스 벤자민



선발이 강점인 KT는 고민 끝에 ‘순리대로’ 로테이션을 택했다. NC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쿠에바스-벤자민으로 선발진을 돌린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 고영표를 내놨다. 순서대로면 고영표-쿠에바스-벤자민이 1~3차전에 나서게 된다. 셋 다 플레이오프 등판 이후 나흘씩 쉬고 한국시리즈에 등판하게 됐고 “문제 없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필승조 가용 자원을 충분히 확보한 LG와 달리 KT의 불펜은 여유롭지 않았다. 시즌 중 사실상 박영현-김재윤 듀오로 뒷문을 꾸려 버텨왔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5경기 모두 등판해 역투를 펼친 MVP 손동현이 자신감을 얻고 한국시리즈로 올라왔다. 선발이 6이닝까지만 지켜주면 후반부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접전이 거듭될수록 이 3명은 거의 매경기 등판을 각오하고 있다.

각자의 이닝소화력이 좋은 KT 마운드에서 이번 한국시리즈 핵심은 벤자민이다. 벤자민은 올시즌 LG 상대로 5차례 선발 등판해 32.1이닝을 던지고 4승 평균자책 0.84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LG와 만나게 된 KT의 한국시리즈 최고 무기다. 벤자민이 3차전 안에 첫 등판한다면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게 될 경우 두 번 나설 수 있다. 시리즈가 길어져 최후까지 가게 되더라도 지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KT는 ‘7차전 예상’으로 드러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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