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 연속성은 좋지만…우려도 되는 11월의 클린스만호

윤은용 기자 2023. 11. 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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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6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11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명단을 통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던진 메시지는 지속성과 연속성이다.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한 상황, 그리고 얼마남지 않은 아시안컵을 감안하면 나름 설득력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부분이 있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월과 비교해 딱 한 명의 선수만 추가됐다. 골키퍼 송범근(쇼난벨마레)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 송범근의 입지는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에 이은 3번째 골키퍼다.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은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달 A매치 2연전이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에 뽑힌 멤버들이 현재 클린스만 감독의 머리 속에 있는 주축 선수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1월 아시안컵에도 이 선수들이 큰 이변이 없는 한 나선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부임 후 이어왔던 지속성과 연속성을 아시안컵까지는 고스란히 이어가겠는 것이 현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불안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다가 9월 유럽 원정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반전에 성공한 뒤 10월 튀니지,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자신의 축구를 가까스로 자리잡게 하는데 성공했다.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는 겨우 만들어놓은 좋은 분위기를 내년 아시안컵 본선까지 가지고 가고 싶어할 것이다. 대표팀 주축인 유럽파들이 겨울에도 한창 시즌을 보내 아시안컵 대비 호흡을 맞출 시간도 촉박하다는 점도 클린스만 감독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성과 연속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우려가 되는 부분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소집에 정확하게 23명을 뽑았다. 최근 세계 여러국가들이 A매치 기간에 소집하는 것을 살펴보면 23명보다 더 많은 자원을 발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A매치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줘 보다 확실하게 옥석을 가리기 위함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10월까지는 23명보다는 1~2명 많은 인원을 선발해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전이 시작되는 이번 11월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시안컵까지 유럽파들과 국내파들의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크지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본다면 만일을 대비한 선수풀을 확충해놓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11월에 만나는 싱가포르와 중국은 비록 월드컵 2차예선이라는 실전임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이 지는게 이상할 정도의 상대들이다. 테스트를 해보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또 계속되는 외유논란과 관련된 부분으로, 과연 유럽파들 못지 않게 중요한 국내파들의 경기력 점검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이기제(수원)와 김태환(울산)이 대표적이다. 둘 모두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어 온 베테랑들이다. 하지만 이기제는 부상 이슈로 염기훈 감독대행이 부임한 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고, 김태환도 설영우(울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이 경기에 나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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