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우승 → 이제는 ACL 일정, 포항 김기동 감독 "日 우라와에 미안하다" 이유는

박대성 기자 2023. 11. 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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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동 감독과 홍윤상이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일정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 김기동 감독과 홍윤상이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일정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우리가 일본에 갔을 때 대접을 잘 받았다. 우라와가 제공해 준 좋은 훈련장에서 잘 훈련할 수 있었다. 현재 클럽하우스 잔디가 폭염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우리 선수들도 4개월 동안 인조잔디에서 훈련하고 가끔 경주를 왔다 갔다 하면서 훈련했다. 우라와에 좋은 훈련장을 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시작하고 싶다." (포항 김기동 감독)

포항 스틸러스가 국제 대회를 앞두고 숙원의 한을 풀었다. 안방에서 10년 만에 FA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기뻐할 틈도 안도할 여유도 없다. 곧바로 ACL 일정을 치러야 한다. 홈에서 승점 3점을 가져와 ACL 16강 진출을 확정하려한다.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8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일본 J리그 팀 우라와 레즈. 현재 포항은 조별리그 3경기 전승을 이어 달려 J조 선두에 있다.

포항은 3일 전 기쁨 속에 있었다.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을 4-2로 꺾었다. 전북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따라 붙어 분위기를 만들었고, 공방전 끝에 점수 차이를 뒤집어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FA컵 정상을 밟은 이들은 이번 우승으로 전북현대, 수원삼성 함께 FA컵 통산 최다 우승 타이(5회)를 기록하게 됐다.

전북과 FA컵 결승전은 정말 치열했다. 홈에서 초반부터 전북을 밀어 붙였지만 전북도 만만하지 않았다. 포항이 중원에서 빌드업을 하려고 하는데 달라 붙어 볼을 끊었다. 한교원의 슈팅이 황인재 골키퍼 손끝에 걸린 뒤 옆 골대를 강타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전북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 갔다. 전반 16분 송민규가 포항 골문을 뒤흔들었다. 측면에서 구스타보 패스를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슈팅했다. 득점에 환호했지만 친정 팀 포항을 위해 두 손을 올리며 세리머니를 하진 않았다.

▲ 포항 스틸러스가 4일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꺾고 10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한축구협회
▲ 포항 스틸러스가 4일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꺾고 10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한축구협회

포항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27분 제가 연계를 시작으로 한찬희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정규 시간 1분을 남긴 시점, 포항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 템포를 올린 이후 고영준이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찔러 넣었다. 전북 수비 숲을 통과한 볼이 한찬희 발에 걸렸고 지체 없는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후반 초반에도 포항에 위기였다. 정우재가 박스 안에서 넘어지자 전북 단 페스레스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테크니컬 라인을 지나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판정이 이어졌고 페널티 킥으로 정정됐다. 키커는 구스타보였고 포항 골대 왼쪽으로 밀어 넣었다.

김기동 감독은 후반 10분 심상민, 홍윤상을 투입해 일찍이 변화를 줬다. 포항은 전북 측면을 공략했고,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기회가 생기면 슈팅을 시도했다. 꾸준히 전북 진영에서 기회를 노리던 포항은 후반 30분 제카의 묵직한 슈팅으로 포효했다.

동점골 이후 분위기가 포항 쪽에 쏠렸다. 동점골 뒤 포항의 공격은 더 매서워졌고 후반 31분 한찬희가 강한 중거리 슈팅으로 전북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종우의 낮고 빠른 슈팅 한 방이 전북 골망을 뒤흔들며 스틸야드를 뜨겁게 달궜다. 이후 추가 시간 홍윤상이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뚫었고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FA컵 우승 뒤에 김기동 감독은 "결승전에 올라온 건 이번이 두번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져 오늘만큼은 이기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날 믿어라고 말했다. 선수들을 믿고 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있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우승 감독이 돼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지 않겠냐는 주위의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욕심은 났지만 욕심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과 팬들을 위해 좋은 축구를 하는 게 우선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라고 기뻐했다.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뒤에 트로피에 '한 잔 따라' 마시는 듯한 익살스런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출했다.

▲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달 24일 '2023-24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J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라와 원정길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포항 스틸러스가 지난달 24일 '2023-24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J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라와 원정길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리그 준우승 레이스도 있지만 ACL 일정이 계속된다. 포항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FA컵 우승이 어떤 결과를 미칠지) 잘 모르겠다. 우승을 하면서 심적으로 여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선수들이 편안한 가운데서 경기를 하면 더 잘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긴장감이 떨어져서 안 좋을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선수들을 동기부여 시킬지에 대해서 선수들과 잘 이야기해서 해결해 보겠다"고 말했다.

적으로 만나는 상대지만 우라와를 '리스펙'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소감을 이야기 하기전에 우라와 측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이야기 하고 싶다"라면서 "일본에 갔을 때 대접을 잘 받았다. 우라와가 제공해 준 좋은 훈련장에서 잘 훈련할 수 있었다. 현재 클럽하우스 잔디가 폭염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우리 선수들도 4개월 동안 인조잔디에서 훈련하고 가끔 경주를 왔다 갔다 하면서 훈련했다. 우라와에 좋은 훈련장을 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시작하고 싶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

이어 "우라와 원정은 어려운 경기였다. 우라와는 기술적으로 우리보다 좋은 팀이다.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양 팀 다 컵대회를 비롯해 경기가 많아 체력적으로 힘든 가운데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그래도 우리는 홈이라 우라와 보다는 체력적으로 낫지 않을까 한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선의의 경쟁이자 화끈한 승부를 다짐했다.

FA컵에서 득점한 홍윤상 각오도 남달랐다. 홍윤상은 "힘든 일정 속에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홈에서 하는 경기다. ACL 16강을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수라면 어느 경기에서든 골을 넣고 싶은 게 당연하다. FA컵 우승을 해서 매우 기쁘고 이런 상태로 경기를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원더 골보다 FA컵 우승에 도움이 돼 기쁘다. 항상 감독님께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잘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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