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작가 “역사 속 인물 재해석보다 알리기에 주력”
11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새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려 거란 전쟁’은 다른 작품에서 다루지 않았던 ‘귀주대첩’ 소재를 다룬 대하 드라마로 정통 사극을 기다렸던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밀도 높은 필력은 물론 ‘대하 드라마’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이정우 작가가 집필을 맡아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키고 있다.
이정우 작가는 ‘고려 거란 전쟁’을 처음 마주한 순간을 떠올리며 “고려 현종을 다루는 대하드라마가 기획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집필하게 될 작가가 부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뒤 전우성 감독님으로부터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려가 거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수난으로 점철된 우리 역사에서 몇 안 되는 통쾌한 기록이며 현종은 정적들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을 감행하지 않고도 국가를 번영으로 이끈 진정한 성군이다. 그 역사를 제 손으로 재현할 기회가 온 것에 대한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고려 거란 전쟁’을 준비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도 고려시대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역사를 연구하는 여러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받고, 그 시대를 공부하는 작업을 가장 먼저 했다. 과연 고려는 어떤 나라였을지,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시대와는 무엇이 달랐을지 이 드라마를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현종, 양규, 강조, 강감찬 캐릭터와 관련해 그는 “역사적 관점에서 인물과 작가가 생각하는 인물은 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 주요 인물들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을 최대한 배제했다. 기록이 적을 때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몇 줄 안 되는 그 인물들의 업적이 곧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감찬은 ‘오로지 승리만을 생각하는 고집스런 신하’, 현종은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뚝심 있게 전진하는 군주‘로 그렸다. 한 마디로 인물을 재해석하기보다는 인물을 알리는 것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초반 등장하는 목종과 천추태후, 김치양의 관계도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작가는 “이들은 황실의 근친혼, 황제의 동성애, 남편을 잃은 여인이 다른 사내와 혼인할 수 있는 사회제도 등 고려가 어떤 나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상들이다. 이들 외에도 조정의 일인자인 유진이란 인물에도 집중해주셨으면 한다. 유진은 ‘고려 거란 전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인물로, 그는 호족으로 대변되는 당시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이자 현종 왕순의 정치적 맞수이기도 하다. 유진이란 인물을 통해 소신에 따라 황제에게 맞서지만 외적의 침입 앞에서는 목숨을 내걸고 황제를 수호하는 ‘신하의 본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귀주대첩’에 대해서는 “‘귀주대첩’은 어쩌다 용케 한번 잘 싸워서 얻은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고려의 황제와 신하들이 끊임없이 정예병을 육성하고 전술을 연구하여 이룩한 승리다. 아울러 고려를 개혁하여 좀 더 강력한 군대를 육성할 수 있게 한 현종의 업적이다. 극 중 강감찬이 목숨을 내걸고 적진으로 향하며 ‘나는 미치도록 승리하고 싶다’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강감찬의 대사가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예비 시청자들을 향해 “‘고려 거란 전쟁’은 현종의 이야기이다. 현종이란 위대한 군주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우리에게 과연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려가 어떤 나라인지 보여주는 색다른 사극이 될 것이다. 행동하는 군주와 열정적인 신하들이 만드는 뜨거운 이야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며 본방 사수 독려도 있지 않았다.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고려 거란 전쟁’은 11일 오후 9시 25분 첫 방송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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