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정석' 방준혁의 혜안…넷마블, 하이브 투자 '더블 수익'
보유 지분 6% 팔아도 2대 주주 지위 유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혜안이 적중했다. 방탄소년단(BTS)를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올린 하이브(옛 빅히트)에 투자한 지 약 5년 만에 2.5배의 수익을 실현하면서도 2대 주주 지위도 유지했다. 성공적인 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지난 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유 중인 하이브 주식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주식 수는 250만 주이며, 처분 금액은 6일 종가 기준 5687억5000만 원 규모다. 할인율을 감안하면 실제 처분 금액은 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거래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이뤄지며,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9일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보유 주식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 등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추가적인 블록딜은 없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BTS(방탄소년단)가 대성공을 거두기 이전이다. 당시엔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으로 더 유명했던 만큼, 방준혁 의장이 친인척인 방시혁 의장을 도와준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 투자였다. 이번 블록딜로 넷마블은 하이브 투자금의 2.5배 이상을 회수하게 됐다. 넷마블의 하이브 지분율은 18.08%에서 12.08%로 감소하지만, 하이브 2대 주주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이번에 확보한 현금은 미국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지난 2021년 스핀엑스의 무리한 인수로 단기 차입금이 1조6000억원대까지 급증했다. 게다가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3개월 연속 CP(기업어음)를 발행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미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비용을 치르기 위해 하이브 보유 주식 전량인 753만 813주(18.2%)를 하나은행 등에 담보로 맡기고 10억 3500만 달러(약 1조 3413억 원)를 조달한 바 있다.
결과적으론 넷마블의 하이브 투자가 '신의 한수'였던 셈이다. 두 회사는 게임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넷마블은 2019년 BTS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BTS 매니저 게임 'BTS월드'와 2020년 BTS IP 기반 스토리 소셜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선보였다. 넷마블이 인수한 코웨이는 광고모델로 BTS를 기용하고 있다.
두 회사의 수장인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의장은 같은 성씨에 '혁'자 돌림을 쓰지만 사촌지간은 아니다. 넷마블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에 속하기 때문에 총수(방준혁)의 육촌까지 보유 지분을 공개해야 하는데, 나오지 않는다. 두 사람은 육촌 이상의 관계지만, 같은 방씨 문중으로 일가 행사를 오가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알려졌다. 자주 왕래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방준혁 의장이 먼저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두면서 방시혁 의장이 여러 조언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넷마블이 하이브에 투자할 당시 하이브는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BTS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를 키워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났다.
넷마블과 하이브는 앞으로도 동맹군이자, 경쟁자로 동반 성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지난해 3월 게임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자회사 하이브IM을 설립했다. 올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 참가해 모바일 게임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출품한다.
넷마블도 지스타에서 ▲오픈월드 수집형 RPG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 ▲오리지널 IP '그랜드크로스'를 기반으로 한 수집형 모바일 RPG '데미스 리본'을 출품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하이브와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이어가며 게임과 엔터산업에서 동반 성장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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