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이 다시 꺼낸 '건설적 미중관계'…향후 전망은
정치·안보적 대결구도 여전…미중 정상회담 전환점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건설적인 경제 관계는 미·중 관계 전체를 안정화하는 힘이 될 뿐 아니라 양국과 다른 국가들의 노동자와 가족에도 이익이 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접근 원칙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시의성 면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미중은 오는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가 향후 어떤 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인지를 가늠할 중요한 외교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적 상호 연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양국 간 지난해 무역량을 보면 6천906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액은 5천368억달러로 전년보다 6.3%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18년의 5천385억달러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정치와 안보 분야에서 첨예하게 패권경쟁을 벌이는 와중에서도 경제적으로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미중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구 소련과의 냉전 시절 미국은 철저히 소련과 진영을 나눠 협력의 여지를 차단했지만 중국과의 이른바 '신냉전 경쟁'은 상호 연계성 속에서의 경쟁이라는 속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국내에서 새로운 대중 접근법인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이 확산하고 있고,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옐련 장관이다.
옐런 장관은 이미 지난 5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있어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큰 실수"라고 강조한 뒤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20일 존스홉킨스대학에서 한 연설에서는 아예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재앙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옐런 장관의 잇따른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의 속성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지난 2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일본·한국·인도 방문과 관련해 실시한 전화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해 투자(invest)하고, 연계(align)하고, 경쟁(compete)한다는 전략은 일관적이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패권 도전국인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기조가 이어졌지만 중국 견제 방식은 확연하게 비교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거칠게 중국을 몰아붙였다면 바이든은 동맹과 함께 전선을 구축해 중국을 포위하는 방식이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전략 하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고, 이를 주도하는 인물 중에서 옐련 장관의 행보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옐련 정관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인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곧 만날 예정이다. 미중 양국의 경제분야 수장이 먼저 만나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는 셈이다.
옐런 장관은 WP 기고에서 대(對)중국 협력 분야로 테러 자금 차단, 기후변화, 개발도상국 지원 등을 언급했으며 특히 개도국의 과도한 채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미중 양국이 향후 해당분야에서 협력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동시에 미국과 동맹의 국가안보 보호는 "타협하지 않는 분야"라며 대중 투자 제한 등 핵심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계속 시행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관계가 경제분야를 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안보적으로도 중요한 전환점을 모색하게 될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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