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의 디바' 박은빈이 쓰는 동화는 해피엔딩일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tvN 새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는 박혜련 작가의 전작들이 그랬듯 평범하면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주인공(서목하)을 중심으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주변에 포진해 있다. 이들이 쌓아가는 서사는 가슴 한편을 찡하게 만들며 시청자를 빨아들인다. 그러나 지금의 동화 같은 그림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포진되어 있어 도무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무인도의 디바'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를 그린 작품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스타트업'에서 호흡을 맞춘 오충환 감독과 박혜련 작가가 세 번째로 의기투합했다.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돼 다시금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 서목하는 배우 박은빈이 맡았다. 서목하의 롤모델이자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가수 윤란주는 김효진이 연기한다. 채종협과 차학연은 목하를 발견하고 돌봐주는 강보걸, 강우학 형제로 나선다.

'무인도의 디바'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시선을 끄는 인물은 단연 박은빈이다.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소화해낸 박은빈은 '무인도의 디바'에서 한층 진화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디바라는 역할에 맞게 노래와 기타 연주는 물론 사투리, 수영 등 하나만 해도 어려운 도전을 모두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한 박은빈은 "해내야죠, 어쩌겠습니까"라는 자신의 유행어를 스스로 실천하며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박은빈과 김효진의 '워맨스' 케미 역시 인상적이다. 서목하와 윤란주는 서로를 통해 구원을 얻는 캐릭터다. 그저 생존을 위해 버티기만 했던 서목하의 15년은 윤란주를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됐다. 영광을 뒤로하고 저물어가던 윤란주 역시 자신을 지지해주는 서목하를 만나게 되면서 다시금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됐다. 몸은 31살이지만 마음은 16살에 멈춘 서목하와 자신을 향한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를 느끼는 윤란주의 모습은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15년 만에 무인도를 나온 목하의 삶은 다행히도 의미를 찾아간다. 그 과정은 한없이 동화적이었다. 목하를 발견한 우학·보걸 형제와 그의 가족은 목하를 편견없이 대하고 있다.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란주는 목하의 도움으로 'N번째 전성기'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목하는 "'다음에', '다음에'가 많아지믄요 이래블걸, 저래블걸 후회도 그만큼 많아져브러요"라고 말하지만, 아무래도 다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목하가 맞이할 다음은 마냥 동화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 걱정된다.

일단은 사라진 기호의 정체를 찾는게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우학과 보걸이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조만간 기호의 정체가 밝혀질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기호가 목하를 찾을 수 없었던 이유도 관심이 모아진다. 또 이를 쫓는 봉완(이승준)과는 어떤 악연이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조우할지 역시 궁금해진다.

목하의 가수 도전기 역시 고난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주변인의 의심에 그치고 있지만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란주가 아닌 목하임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란주의 앨범 판매를 막기 위한 이서준(김주헌)과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은 은모래(배강희)의 훼방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멈춰놨던 시계를 다시 돌리기 시작한 목하의 가수 도전기가 '잔혹 동화'가 아닌 행복한 동화로 끝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