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흡수율 8배 높인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 나왔다

최상국 2023. 11. 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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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약물의 생체이용률(체내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개념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은 물론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 왔던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도 고효율로 체내에 전달시킬 수 있어,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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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약물의 생체이용률(체내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개념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약효는 뛰어나지만 체내 전달 효율이 떨어져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한 후보물질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정혜종 KBSI 책임연구원(제1저자), 홍성출 전북대 교수(공동교신저자), 김현진 SNJ Pharmaceutical 대표(공동교신저자) [사진=KBSI]

KBSI 광주센터 정혜종 박사 연구팀은 홍성출 전북대학교 교수, 김현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SNJ Pharmaceutical 김현진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약물이 체내로 흡수되는 효율을 생체이용률이라 하는데 소수성 물질은 친수성인 소화액에 녹지 않아 인체로 흡수되는 효율이 낮아서 먹는 약으로 개발될 수 없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 중 70% 정도가 약효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생체이용률은 15% 미만으로 매우 낮아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다. 주사제 용액 역시 일반적으로 친수성이기 때문에 소수성의 약물 후보물질은 주사제로도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니클로사마이드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치료제 후보물질의 하나로 주목받기도 했던 탁월한 물질이지만 소수성을 띄어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질전달체를 활용해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높인 기술이 임상시험 중에 있지만 항바이러스에 요구되는 생체이용률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체 콜레스테롤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약물 전달 기술이다. 담즙산은 마치 세제와 유사한 역할을 해서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녹게 한다. 장에 도달한 대부분의 담즙산은 장간순환에 의해 간으로 재흡수돼 혈류로 돌아 체내에 전달된다.

연구성과 요약 모식도_인체 담즙산 순환 회로 모사 나노전달체 기술개발로 약물의 생체이용률 획기적으로 향상시킴. (좌) 기존 기술은 약물의 공유 결합을 통한 기술로, 결합 과정에서 생기는 비정형의 잘못된 결합 약물이 만들어질 수 있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 (우) 담즙산 순환회로 모사 나노전달체 기술은 비공유 결합을 통한 기술로, 새로운 결합약이 생성되지 않아 부작용이 없으며, 효율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해 생체이용률을 대폭 높일 수 있음. [사진=KBSI]

이러한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 투여 후 혈액에 남아있는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조건의 비교 실험을 통해 나타난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의 생체이용률(4.8%) 보다 약 8배를 상회하는 수치다.

약물 투여 후 7일 동안 햄스터의 체온과 체중 변화를 살펴본 결과 약물을 투여하지 않거나 순수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이 투여된 햄스터는 4일 만에 모두 죽었지만 나노 전달체 기술이 적용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 실험군의 햄스터는 정상 체온 및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은 물론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 왔던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도 고효율로 체내에 전달시킬 수 있어,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혜종 박사는 “현재 항비만 펩타이드 또는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조만간 니클로사마이드가 각종 바이러스는 물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감염병 치료제 분야 저명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9월 21일 게재됐다.(논문제목 : Oral delivery of a host-directed antiviral, niclosamide, as a cholate-coated nanoformulation)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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