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평화상 받은 이란 여성 인권 운동가, 옥중 단식 투쟁

정미하 기자 2023. 11. 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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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모하마디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자 교정 당국이 병원으로 가거나, 교도소 진료소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을 두 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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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이송될 때 히잡 착용을 거부하자, 이란 당국이 병원 치료를 불허한 것이 원인이다.

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지난주 관상동맥 관련 질병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모하마디는 이동 중 히잡으로 머리를 가리는 것을 거부했고, 교정 당국은 모하마디의 병원 치료를 위한 석방을 거부했다. 이에 모하마디가 항의 차원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현재 모하마디는 소금이나 설탕이 들어간 물만 마시고 있다.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하마디는 이란 당국의 여성 억압에 맞선 공로로 지난달 6일(현지 시각)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로이터 연합뉴스

모하마디는 교도소에서 보낸 성명에서 “정권은 여성들에게 ‘히잡 착용’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끔찍하고 비인도적인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디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자 교정 당국이 병원으로 가거나, 교도소 진료소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을 두 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교정 당국은 심장 초음파 기계를 갖춘 교도소 내 의사를 모하마디에게 보내 검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하마디가 수감된 곳은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로 주로 정치범이 수감되는 악명 높은 교도소로 유명하다. 모하마디의 남편인 타히 라흐마니는 NYT에 “감옥에서 단식 투쟁 끝에 수감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있어 매우 걱정된다”며 “모하마디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사회가 이란 정부에 압력을 가해 모하마디에 대한 제한과 처벌이 완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수감 생활 중 심장마비를 포함해 여러차례 건강 문제를 겪었다. 지난 9월에는 교도관이 모하마디를 폭행해 몸에 멍이 들었다. 지난 5월에는 모하마디의 가족이 이란의 인권 침해를 비난하는 성명을 모하마디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는 이유로 전화 및 지인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모하마디는 여성의 권리와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 온 이란의 대표적인 인권 운동가 중 한 명이다. 모하마디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 등을 한 혐의로 10년 9개월의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모하마디는 수감 중에도 인권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도소 안에서 시위와 연좌 농성을 조직하고 에세이를 작성했으며, 여성을 위한 주간 교도소 워크숍을 조직했다.

지난주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즉각적인 휴전을 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부상 당하고 피를 흘리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사진과 함께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된 성명서를 게시했다. 그는 “전쟁은 끝나야 한다”며 “테헤란 에빈 교도소의 차갑고 어두운 벽 뒤에서 제가 요청한 것은 즉각적인 휴전”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지난달 5일 모하마디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란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우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투쟁한 나르게스 모함마디에게 2023년 노벨평화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모하마디는 차별과 억압에 맞서 여성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는 모하마디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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