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활동 방해 학생 분리'…충북교육청, 학생생활규정 예시안 마련
보호자 교원 상담도 사전 협의 없인 불가능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충북도교육청이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밖이나 특정 장소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생활규정 예시안'을 마련해 7일 각급 학교에 내려보냈다.
6장 51조로 구성한 학생 생활규정 예시안은 학생의 권리와 학생의 자치활동, 학생의 학교생활, 포상, 생활지도 및 징계, 학생생활규정 제·개정 등을 담았다.
먼저 학교의 장과 교원은 조언 또는 주의로 학생에 대한 행동 중재가 어려운 때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교과서 요약 등의 특정 과업을 부여하거나 특정 행위를 지시하는 훈육을 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학생이 교육활동을 방해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해당 학생을 분리할 수 있게 했다.
수업시간 중에는 교실 내 다른 좌석으로의 이동, 교실 내 지정된 위치로의 분리, 교실 밖 지정된 장소로의 분리가 가능하고, 정규수업 외의 시간에는 특정 장소로 분리할 수 있다.
학생이 분리를 거부하거나 1일 2회 이상 분리를 했는데도 계속해서 교육활동을 방해하면 보호자에게 학생 인계를 요청해 가정학습을 하게 할 수도 있다.
다만, 교원이 학생을 분리한 때는 그 일시와 경위 등을 학교의 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의 장은 그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
교원과 보호자의 상담 관련 내용도 담았다.
학교의 장과 교원, 학생 또는 보호자는 학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인 분석, 대안 모색 등이 필요할 때 상담을 요청할 수 있게 했고, 명백한 사유가 없으면 상담요청에 응하도록 했다.
다만, 상담은 수업시간 외의 시간을 활용하도록 했고, 상담 일시와 방법 등도 학교의 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사전 합의되지 않은 상담과 직무범위를 넘어선 상담, 근무시간 외의 상담 등은 거부할 수 있게 했다.
학생의 학교생활과 관련해서는 학생이 학교에서 소지 또는 사용할 수 없는 물품에 차량과 오토바이, 전동킥보드를 포함했다.
화재의 위험이 있는 물건과 전열기, 흉기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물건, 레이저 기구, 도박 관련 물품, 인권침해나 폭력적 행위지지 의미를 담은 물품, 음란한 내용의 자료와 물품, 담배와 주류를 포함한 향정신성 약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물건 등도 소지 또는 사용할 수 없다.
충북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학생생활규정 제·개정을 하려면 '학교생활규정 제·개정절차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해 학생, 학부모, 교원,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했다. 이때 교원과 학부모의 수는 각각 학생의 수를 넘지 않도록 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법률과 고시 등에 근거해 학생자치활동과 학생의 징계·교육 방법 등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학생의 자주적인 생활능력과 윤리의식을 배양하기 위해 학생생활규정 예시안을 마련했다"라며 "학생이 사회의 능동적인 구성원으로 조화롭게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충북교육청이 7일 각 학교에 공문으로 시행한 학생생활규정 예시안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비록 예시안이지만, 학교 현장에는 하나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기에 학교장의 역할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담아야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의 요구"라며 "충북교육청이 교육 활동 방해 학생에 대한 분리 주체와 분리장소를 학교 구성원 간 협의로 지정해 운영하라고 예시한 것은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갈등과 혼란만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학생생활규정 예시안에 학교장의 역할을 분명히 언급하는 것은 교원의 교육 활동보호 의지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척도"라며 "분리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리 학생을 지도하며 교육활동 보호 주체로 학교장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sk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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