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병역특례, 이렇게 해결하자[김세훈의 스포츠IN]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병역특례 논란이 발생했다. 우승한 축구대표팀 20명, 야구 대표팀 19명이 병역특례를 받는다. 출전시간, 활약상이 미흡한 선수도 포함된다. “체육요원 병역특례를 줄이자” “국위선양으로 특례를 받는 건 구시대적이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편승한 정치계 포풀리즘도 반복된다.
스포츠 선수 병역특례 논의에 앞서 몇 가지를 기억하자.
■아시안게임,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린다. 스포츠 선수 병역특례 기회는 2년에 한 번꼴이다.
■두 차례 이상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한국 메달수는 점점 줄고 있다.
■병역특례 논란은 축구, 야구에 집중된다.
■병역 특례는 기초군사훈련 3주에다 공익복무 544시간(34개월)도 채워야 한다
■보충역에는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공중보건의사,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공익법무관, 예술요원, 사회복무요원 등 다양하게 포함된다.
최근 20년 평균치를 보자. 최근 5차례 하계아시안게임, 5차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363명이다. 5차례 하계올림픽, 5차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192명이다. 둘을 합하면 총 555명. 그중 절반 안팎이 여성, 남자 중 일부는 병역을 마쳤다. 그렇다면 병역특례를 받는 남자 미필 선수는 1년 평균 20명 꼴이다.
질타를 받는 건 개인 종목이 아닌 축구, 야구 등 인기 단체종목이다. 좋든 싫든 언론에 계속 거론되는 유명인들이다. 단체종목 특성상 출전 시간, 활약상에 따라 개인종목과 다른 논란 요소들도 많다.
병역특례는 병역면제와 다르다. 병역특례는 기초 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공익복무 544시간도 채워야 한다. 공익복무로 인정받는 활동도 제한적이다. 공익복무를 대외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건 국방부가 꺼린다. 손흥민도 바쁜 시즌 도중 잠시 짬을 내 원격강의 등으로 공익복무를 채우고 있다.
보충역 제도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 중 일정 요건을 갖춘 자를 특정 분야 전문 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체하게 하는 제도다. 예술 분야에서는 국제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경연대회 1위 등이 특례를 받는다. 예술에서 특례를 받을 기회는 스포츠에서보다 많다. 예술요원으로 병역특례를 받는 인원이 체육요원의 두 배에 이른다. 지난 50년 동안 병역특례를 받은 운동 선수는 약 1000명이다. 그런데 연간 수천명을 뽑는 보충역도 있다.
병역특례에 대한 국민 인식도 많이 변화했다. 과거에는 국위선양 공로로 특례를 받았다. 물론 지금도 법조항은 비슷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건 다르다. 국위선양보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고조하고 우울한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국민 정서를 안정시키고 기분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다. 우리는 손흥민·이강인이 골을 넣을 때, 류현진이 호투할 때 기뻐한다. 스포츠 스타는 국민 정서 치유자, 정신 건강 복지사다.
특례 조건을 종목별, 대회별 세분화하는 것은 논란만 가중할 게 분명하다. 특례 조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병역유예+대체 근무’를 하는 건 어떨까. 일정 연령까지 입대를 연기한 뒤 은퇴 후 일정 기간 대체 근무를 ‘공개적으로’ 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강인, 손흥민이 은퇴한 뒤 국민에게 축구를 가르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익복무는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공익복무부대(가칭)’를 창설해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공익복무 현황을 국민에 투명하게 공개하자. 현행법에 명기된 공익복무는 ▲사회적 취약계층 권익 증진을 위한 문화예술 및 체육 활동 ▲미취학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및 체육 지도·교육 활동 ▲문체부 장관이 병무청장과 협의해 인정하는 공연, 강습, 교육 및 공익 캠페인 등이다.
국민을 기쁘게 한 선수들에게 마음껏 선수 생활을 할 문을 열어주자. 그리고 은퇴 후 지도자, 강연자 자격으로 공개적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게 하자. 그게 선수와 국민 간 공통분모가 아닐까.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