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유니크하다" 골글 도와준 감독은 떠났고…4년차에 3번째 감독, 누가 되나
[OSEN=이상학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데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한 밥 멜빈(62) 감독을 빼놓고 설명이 되지 않는다. 김하성을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3개 포지션에 고르게 활용하며 유틸리티 수상을 도왔다.
김하성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2023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결과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2루수 부문에선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에게 내줬지만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비에 일가견 있는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쳤다.
김하성은 올해 2루수로 106경기(98선발) 856⅔이닝(4실책), 3루수로 32경기(29선발) 253⅓이닝(1실책), 유격수로 20경기(16선발) 153⅓이닝(2실책)을 커버했다. 3개 포지션에서 총 1263⅓이닝 동안 실책 7개로 막았다.
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수치인 DRS(Defensive Run Save) 지표에서 3개 포지션을 합해 16을 기록했다. 2루수로 10점, 3루수와 유격수로 각각 3점씩 막아내며 베츠(9), 에드먼(3)을 제쳤다. 골드글러브 선정에 25% 반영되는 SDI(SABR Defensive Index) 수치에서도 김하성은 NL 전체 9위(9.0)로 2루수와 유틸리티 최종 후보 6명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골드글러브의 75%는 현장 감독과 코치들의 평가로 이뤄진다. 30개 구단 감독과 팀당 최대 6명의 코치들이 소속팀을 빼고 각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투표한다. 주관적인 평가다 보니 지명도가 높은 스타 선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김하성이 베츠와 에드먼을 이긴 것은 그만큼 현장에서 그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멜빈 감독의 극찬 퍼레이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3번 받은 멜빈 감독은 명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의 말에는 힘이 있고, 신뢰를 준다. 시즌 내내 멜빈 감독은 김하성의 수비를 칭찬하며 골드글러브를 주장한 것이 다른 감독이나 코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멜빈 감독은 지난 6월 김하성의 수비에 대해 “정말 놀랍다. 그동안 유격수로 모든 게 익숙한 선수인데 이제는 2루에서 골드글러버처럼 보인다. 2루수로만 뛴 선수 중에서도 김하성 같은 플레이를 할 선수가 많지 않다”고 칭찬했다.
8월에도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굉장한 수비수다. 타고난 소질이 뛰어나다. 3루수로 자주 나가지 않지만 잘한다. 백업해야 할 때와 공을 잡으러 가야 할 때가 다른데 김하성은 그런 점을 알아서 하는 본능이 뛰어나다. 유니크하다”며 “리그 통틀어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올해 활약이라면 골드글러브 후보에 오를 만하다. 어느 자리에 두든 보답을 한다. 김하성처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있으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임 첫 해부터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밀어준 멜빈 감독은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올해 가을야구 실패 속에 A.J. 프렐러 단장과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내년까지 샌디에이고와 계약이 남은 상태로 유임됐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감독 제의를 하자 이적을 결정했다.
공석이 된 샌디에이고 감독 자리에는 유력 후보가 3명이 있다. 7일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4명의 후보와 인터뷰를 마쳤다. 그 중 1명인 카를로스 멘도사 뉴욕 양키스 벤치코치가 뉴욕 메츠 감독에 선임되면서 나머지 3명의 후보인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선수 육성 담당 수석 고문, 라이언 플래허티 샌디에이고 벤치코치 겸 타격 코디네이터, 벤지 길 LA 에인절스 내야코치 중에서 새로운 감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도에 따르면 프렐러 단장이 총애하는 플래허티 코치의 승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선임되면서 시카고 컵스에서 해고된 데이비드 로스 감독이 새 후보로 떠올랐다.
내년이면 메이저리그 4년차가 되는 김하성은 이제 곧 3번째 감독을 맞이한다. 첫 해 제이스 팅글러 감독과는 1년 만에 끝났고, 멜빈 감독과 동행도 2년으로 마무리됐다. 내년에 함께할 새로운 감독은 또 누가 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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