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KPGA 회장 "부족했다. 채우겠다"

구미=한종훈 기자 2023. 11. 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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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KPGA 회장이 머니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KPGA


"한국프로골프협회 발전과 단합에 방해되는 행동 절대 하지 않겠다"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그동안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철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 제18대 KPGA 수장에 올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후 9년 만에 기업가 출신 수장이 됐다.

회장 취임 후 위기의 남자 투어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대회 유치를 위해 사재를 털었고, '범LG가' 인물인 점을 이용해 LG 그룹을 13년 만에 골프계 스폰서로 복귀시켰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신설 대회 개최도 이끌어냈다.

공(功)도 있지만 과(過)도 있다. 임기 동안 협회 특정 인물 채용 논란이 나왔다. 협회를 개인의 이익과 친분을 위해 이용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근로조건 악화와 인사 보복 논란 등으로 인해 노조는 국내 프로스포츠단체 최초로 파업도 했다.

구자철 회장은 머니S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협회를 맡은 이상 책임경영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사유화 지적이 나오는데 절대 아니다"고 해명하면서도 "함께 일했던 동료를 협회에 채용하고 인사와 노조 문제가 발생한 점은 매우 아쉽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구자철 회장은 "앞으로 협회 인사 문제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 나를 지지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반대 의견을 가지고 계신 분들 의견도 귀 기울여 듣겠다"고 약속했다.

구자철 회장은 소통을 위해 SNS 활동도 활발히 했다. 하지만 SNS상에서 여러 차례 경솔한 발언도 했다. 경기 중 김비오를 자극한 일부 갤러리를 비난하며 민망한 단어가 들어간 표현물을 게시했다. KLPGA 투어 대회만 후원하는 기업을 거론하며 저격글도 남겼다. 정치적 발언도 가감 없이 게시했다.

SNS가 개인적 공간이더라도 협회를 아우르는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자철 회장은 "SNS를 좋게 이용하면 좋은데 나쁘기도 하다. 남자 골프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만들었는데 과가 지나치다고 지적을 받았다. 분명 내가 원인 제공을 했다"면서 "골프 관련 일화를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많은 분에게 잘 못 인식됐다. 골프와 관련되지 않은 일도 언급했다. 다시는 이러한 과가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구자철 KPGA 회장(오른쪽)이 서요섭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KPGA


"4년 임기 점수는 80점, 대회별 총상금 못 늘려 아쉬워"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구자철 회장의 4년 임기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구자철 회장 취임 후 남자 투어는 대회 수와 상금 증가 등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코리안투어는 구자철 회장 취임 전인 지난 2019년 15개 대회 총상금이 138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22개 대회 273억원의 총상금으로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2년 연속 20개 대회, 총상금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2부 투어(스릭슨투어)도 지난 2020년 던롭스포츠코리와 업무 협약을 통해 판이 커졌다. 챔피언스투어는 지난 2020년 총상금 9억 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7억3000만원으로 열리고 있다.

구자철 회장은 지난 2021년 카운슬러형 그룹 아너스K도 설립했다. 아너스K는 올해까지 코리안투어 3개 KPGA 챔피언스투어 4개 등 총 7개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투어의 성장은 KPGA 사상 최대 규모의 방송 중계권 계약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KPGA는 이노션/SBS미디어넷과 2027년까지 연간 60억원+α 규모로 방송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구자철 회장은 "투어의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 그 골격은 갖춰졌다고 본다"면서 "코리안투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즌 대회 수가 20개는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올인 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성공적인 중계권 협상과 아너스K 스폰서 등으로 재정적으로도 개선됐다. 점수로 따지면 80점을 주고 싶다"고 자평했다.

나머지 20점에 대해 구자철 회장은 "올해 총상금 5억원 대회가 3개가 열렸다. 대회별 총상금을 늘리지 못했다. 또, 갤러리들이 자유롭게 소리 지르고 즐길 수 있는 PGA 투어 피닉스 오픈의 16번 홀을 구현하고 싶었는데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다"며 아쉬워했다.

구자철 회장이 지난 6월 KPGA 선수권대회장을 방문한 한국프로골프 레전드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KPGA 회장직 사심 절대 없어, 화합과 발전 위해 최선 다 할 것"


구자철 회장은 올해 초부터 연임 의사를 밝혀왔다. 구자철 회장은 "내가 봐도 공도 있고 과도 있었다. 과가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시 한번 회장을 하게 되면 똑같은 실수를 절대 안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4년 전에는 단독 후보로 출마해 회장이 됐다. 이번에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난 2일 김원섭 풍산그룹 고문이 후보 등록을 했다. 19대 회장은 오는 23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대의원 직접 투표로 정족수 과반 이상이 참석해 유효 투표 중 과반 이상 득표자가 당선된다.

구자철 회장은 "회원들의 선택에 맡기겠다. 회원들이 생각이 다르면 어쩔 수 없다"면서 "협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분이 후보로 나오셨다. 나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경쟁하는 게 맞다"며 회장 선거 완주 의사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구자철 회장은 "누가 되든 열심히 일해서 협회를 반석에 올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장 선거에 당선이 되면 내년 1월부터 오는 2027년 12월까지 두 번째 임기에 돌입한다. 구자철 회장은 "협회나 회장직에 대한 욕심과 사심은 정말 없다"면서 "남자 협회가 잘되야 한다. 임원들의 헤게모니 싸움이 되서는 절대 안 된다. 나를 다시 한번 신임해준다면 나를 반대하시는 분 함께 탕평책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며 협회 발전과 화합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구자철 회장이 KPGA 선수권대회 갤러리 스탠드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KPGA

구미=한종훈 기자 gosports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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