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소 분쟁 그 후…현진, 루셈블로 다시 깨운 감각[김현식의 돌담](인터뷰ⓛ)

김현식 2023. 11. 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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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사진=씨티디이엔엠)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아이돌 뮤지션과 일대일 대담을 나누는 코너인 ‘돌담’(idol+談)을 통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현진(본명 김현진)이 무뎌져 있던 감각을 다시 깨우고 날아올랐다. 이달의 소녀 활동을 함께한 여진, 비비, 고원, 혜주와 의기투합해 결성한 그룹인 루셈블(Loossemble)로 첫 앨범을 내고 새 출발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것이다.

현진은 2016년 11월 이달의 소녀의 2번째 멤버로 공개되면서 K팝계에 본격 발을 들였다. 이후 유닛 이달의 소녀 1/3을 거쳐 2018년부터 이달의 소녀 완전체 활동을 펼치며 국내외 무대를 누볐다. 올해는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을 치르느라 원치 않았던 활동 휴지기를 가져야 했다.

현진은 약 반 년간 활동 대신 법적 다툼에 매달린 끝 6월이 되어서야 현 소속사 씨티디이엔엠에 새 둥지를 틀었다. 루셈블 멤버가 되어 첫 앨범을 낸 것은 지난 9월. 앨범 발매 직후 미국 10개 도시에서 투어를 돌며 화려하게 재데뷔를 알렸고, 투어를 마친 뒤 국내에서 전개한 활동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돌담’ 인터뷰로 만난 현진은 “첫 활동 때부터 미국 투어까지 펼치면서 루셈블의 이미지를 좋게 각인시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4만장 정도를 예상한 앨범 초동판매량도 7만장이 넘게 나와서 놀라웠다”면서 “활동 재개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다는 게 느껴져서 힘이 났다”고 했다.

루셈블(사진=씨티디이엔엠)
미국 투어 땐 대부분의 멤버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현진은 “인이어를 뚫고 들어온 팬들의 함성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무대에 서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어 기간 중 아침 산책을 할 때마다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해외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다시 돌아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땐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고초를 겪은 끝 완성한 결과물을 통해 이뤄낸 성과들기에 뿌듯함은 더 컸다. 현진은 “앨범 준비 기간이 한 달 반 정도뿐이었다. 단기간 안에 많은 것을 준비해야 했다”며 “첫 앨범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욕심이 컸기에 하루에 2~3시간씩만 자면서 앨범 발매 준비와 연습을 했다”고 돌아봤다.

현진은 루셈블의 리더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현진은 “익숙치 않은 일이지만 원래 적극적인 성향이고, 회사와 멤버 간의 의견조율도 잘해온 편이라 다행히 은근히 잘 맞는다고 느끼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루셈블이 첫 앨범에 담은 곡은 타이틀곡 ‘센서티브’의 한국어, 영어 버전을 포함해 ‘리얼 월드’(Real World), ‘컬러링’(Colouring), ‘뉴토피아’(Newtopia), ‘스트로베리 소다’(Strawberry soda),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 등 총 8곡이다. 현진은 “이전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저를 포함한 모든 멤버가 작사 작업에 참여했고, 안무 시안도 직접 골랐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멤버들이 우주선 승무원이 되어 친구들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는 이야기도 녹였다. 현진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달의 소녀가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봤다”며 “그 결과 팀의 성장 스토리와 미래를 궁금해하게 한 세계관을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의 소녀의 색깔을 어느 정도 가져가면서 이전보다 각 멤버를 집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앨범에 담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사진=씨티디이엔엠)
캐치하고 펑키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타이틀곡 ‘센서티브’는 ‘지금까지 나를 만들어왔던 감각을 믿고 더욱 자신 있게 나아가자’는 진취적인 메시지를 주제로 다룬 곡이다. 새 출발하는 루셈블 멤버들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현진은 노래가 좋다고 반응하자 “제가 골랐어요”라고 웃으며 곡 선정 작업에도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됐음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앨범 발매를 기념해 국내에서 연 쇼케이스 땐 둥지가 달라진 이달의 소녀 나머지 멤버들이 현장을 찾아 팬들과 함께 객석을 메워줬다. 현진은 “앵콜곡으로 제가 작사를 맡은 곡인 팬송 ‘데이 바이 데이’를 부를 때 멤버들이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을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현진은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왜 내 옆에 있어야 할 멤버들이 저기에 있지’ 싶은 생각이 들어 슬프기도 했다”고 말하면서 울컥한 듯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현진은 “지금은 잠깐 쉬고 있는 것일 뿐, 이달의 소녀 활동이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멤버 모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다시 하나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마음을 추스른 뒤 현진은 “루셈블 첫 앨범에 녹인 우주선 승무원이 되어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가 이달의 소녀 멤버들을 만나게 되는 ‘빅 피쳐’로 이어질 지도 모를 일”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루셈블이 오는 25일에 여는 팬미팅을 향한 관심도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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