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공사장에서 스러진 노동자들…중대재해, 그 비극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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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5일 아침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이가형(가명) 씨는 (중략) 회전하던 날에 오른팔이 끼여 식품 혼합기에 그대로 몸이 말려 들어가고 만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선고'로도 알려진 경기도 고양시 요양병원 증축 공사장 추락사고는 추락 방호망, 안전대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던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의 비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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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2022년 10월 15일 아침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이가형(가명) 씨는 (중략) 회전하던 날에 오른팔이 끼여 식품 혼합기에 그대로 몸이 말려 들어가고 만 것이다."
작년 10월 15일 SPC 계열사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들어가 숨진 사고를 모티프로 재구성한 사례다.
고용노동부는 이렇듯 지금껏 발생한 중대재해 가운데 동종·유사 기업이 참고할만한 핵심 사례 10건을 각색해 담은 사례집 '중대재해 사고백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2023 아직 위험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부제가 붙은 백서에 담긴 사례는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들이다.
내러티브 재구성에는 전문 작가진이 참여했다. 사고 발생 시기와 장소, 피해자 이름 등은 실제와 다르게 변주했다.
재해 원인뿐 아니라 기업의 작업환경, 조직 문화, 안전보건관리체계 등 사고가 발생한 전반적 상황을 분석했다.
SPC에 대한 전국적 불매로도 이어진 소스 교반기 끼임 사고의 경우 '제빵업계의 대표 주자'인 대기업이 위험성평가를 통해 여러 차례 위험을 인지하고도 사고를 마지 못했던 이유를 살펴본다.
이 사고를 계기로 위험 행동이 이뤄질 때 기계·기구의 움직임을 멈추도록 설계된 장치인 '인터로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난 5월 개정된 위험성평가 지침의 주요 내용도 소개했다.
중대재해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 현장의 비극들도 재구성했다.
"2022년 5월 14일 토요일,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 건물 증축 공사 현장. (중략) 월요일부터 시작할 5층 철골 작업을 위해 자재들을 미리 올려놓기로 했다. 2m가 넘는 철골 자재를 1층에서 5층까지 원활하게 옮기기 위해 '안전난간을 해체'하고 작업이 시작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선고'로도 알려진 경기도 고양시 요양병원 증축 공사장 추락사고는 추락 방호망, 안전대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던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의 비극이었다.
이 사고를 토대로 피해자가 왜 안전대 없이 작업에 나섰는지, 위험천만한 '곡예 시공'은 왜 끊이지 않는지 백서는 분석한다.
이밖에도 채석장 붕괴 매몰 사고,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붕괴 사고 등을 재구성하며 국내외 유사 사례를 살펴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전문가 제언도 담았다. 작년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사고 611건 개요 등도 함께 수록됐다.
노동부는 산업재해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 만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중대재해 사이렌'에 축적된 자료를 책자로 만들고, 근로감독관 재해조사의견서를 공개하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이번 백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에 실제 도움이 되는 자료가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재해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적극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백서는 노동부 누리집에서 볼 수 있으며,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도 전자책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이달 중으로 일반서점에서 책자로도 구입할 수 있을 예정이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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