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빅5에 예금 74%… ‘메기’ 풀어 과점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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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돈잔치' '갑질' 발언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들이 반도체·자동차에 비해 어떤 혁신을 했기에 60조 원에 달하는 이자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히면서 5대 시중은행 중심의 현 은행권 과점체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은행의 독과점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월에도 한 차례 지적한 뒤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현재까지 소비자 체감 수준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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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이 예금·대출 싹쓸이
이복현 “혁신 없이 60조 이익”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차질빚고
인터넷은행은 ‘주담대’만 몰두
전문가 “경쟁 특단대책 시급”
윤석열 대통령의 ‘돈잔치’ ‘갑질’ 발언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들이 반도체·자동차에 비해 어떤 혁신을 했기에 60조 원에 달하는 이자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히면서 5대 시중은행 중심의 현 은행권 과점체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은행의 독과점은 윤 대통령이 지난 2월에도 한 차례 지적한 뒤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현재까지 소비자 체감 수준은 미미하다. ‘애플은행’ 같은 강력한 ‘메기’가 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이 원장이 회계법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다 합친 것보다도 은행권 영업이익이 크다”면서 은행권을 직격했다. 이는 국내 은행권이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탓에 편하게 ‘이자장사’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인식을 다시금 드러낸 것으로, ‘상생금융’ 확대와 함께 정부의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 문제는 금융당국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결과물을 내놓았는데,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확대·개편과 온라인 예·적금 중개 서비스,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등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개혁적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평가다. 특히 금융당국이 내놓은 방안 중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 ‘신규 경쟁자’ 투입 방안은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관련 계획이 불투명한 상태다. DGB대구은행을 ‘메기’로 내세워 기존 5대 시중은행 중심의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대구은행에서 총 1662건에 달하는 불법계좌개설이 적발되면서 금감원 검사를 받는 등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상시 진입 가능한 시장으로 당국이 규제를 완화했지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신용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에만 몰두하는 등 개혁적 성과가 없어 제4인터넷은행 출현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관계자는 “기존 은행 영업·제도 개선방안은 현재 진행형 논의이기 때문에 후속조치를 계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진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기관 간 업종별 장벽을 없애고 금산 분리 규정 완화 등을 통해 경쟁자가 등장할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연구소 관계자는 “애플은행 같은 진짜 메기가 나오려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승격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규제완화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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