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박현종’ 공식 깨졌다…‘해임’된 회장, 그 배경은

허인회 기자 2023. 11. 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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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이사회 열고 대표이사 자리서 물러나게 해
BBQ와 잇단 송사에 끊이지 않는 가맹점 갈등에 결단
박 회장 지분 8% 불과…대주주와의 갈등 속 2선으로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경쟁업체인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살펴본 혐의를 받고 있는 박현종 bhc 회장이 지난 2021년 3월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프랜차이즈 bhc그룹을 이끌던 박현종 회장이 해임됐다. 전날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이사회가 박현종 GGS 대표이사 회장의 해임을 결정한 것이다. 박 회장과 7년 가까이 bhc를 이끌던 임금옥 bhc 대표 역시 물러났다. GGS 이사회는 기업 명성과 브랜드 가치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제너시스BBQ그룹과의 소송전, 가맹점주들과의 갈등 등 오너리스크가 이번 인사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bhc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사 GGS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박현종 GGS 대표이사 회장과 임금옥 bhc 대표의 해임을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 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신임 GGS 대표이사에는 GGS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MBK 부사장)가 신규 선임됐다. 박 회장은 대표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사내이사는 유지했다.

GGS 이사회는 이날 bhc 대표 변경안도 발의했다. 이에 따라 임금옥 bhc 대표가 사실상 해임됐고 이훈종 사내이사가 새 대표로 선임됐다. bhc 대표 변경은 오는 8일 bhc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된다. 일각에선 bhc그룹이 보유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이사회 개최도 전망되고 있다.

지주사와 핵심 자회사인 bhc의 대표이사를 동시에 교체한 데에 대해 GGS 이사회는 "악화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GGS 및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성장성을 추구하고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 업계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bhc가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bhc는 매출 5075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7.8% 줄었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8% 수준이다. 경쟁사 BBQ(15.31%)와 교촌(0.58%)의 영업이익률을 압도적으로 앞선 수치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해임 결정을 내린 데에는 'bhc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를 강화'라는 표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박 회장은 최근 수년간 경쟁사인 BBQ와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 불법으로 습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영업기밀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6월 서울동부지법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개인 소송에 가맹점 갈등 속 국감 출석도 수차례

올해 1월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과 주주들이 제기한 71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는 'BBQ에 27억1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배상 명령을 받기도 했다. 몸 담았던 회사와 길고 긴 송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적인 소송 문제로 인해 회사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이사회 측에서 불편한 기색을 비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해임 결정에 대해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이란 표현을 쓴 대목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주들과의 원활하지 않은 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bhc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원가 폭리가 bhc의 높은 영업이익률의 바탕이라고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맹점주에게 기름을 비싸게 판매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박 회장은 2018년, 2020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들이 이사회로서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사회가 사임이 아닌 '해임'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다. bhc 지분 100%를 가진 GGS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45%)와 해외 기관투자가들(45%)이 90% 정도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8% 정도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런 지분 구도에서 결국 지주사 GGS의 적은 지분을 갖고 있는 박 회장이 대주주 등의 신뢰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연초 bhc 최고재무책임자 교체 과정을 비롯해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MBK파트너스 측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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