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가자에 임산부 5만여명...매일 180명 새 생명 태어나
신생아 380여 명 치료 필요
영아들 이유식은 ‘비스킷 죽’
중동국가들, 야전병원 설치
“임신의 기쁨은 순식간에 절망이 됐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만삭 임산부들이 CNN에 전한 말이다. 엄마가 된다는 건 평소라면 축복받을 일이지만, 전쟁 중엔 ‘재앙’에 가깝다. 출산과 동시에 아이와 본인 모두 죽음에 가까워진다.
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성명, 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가자지구 내 임산부들과 신생아들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에는 출산을 방금 마친 산모와 임신 중인 여성 5만여명이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매일 180명 이상의 새 생명이 태어난다.
가자지구 임산부 가운데 15%는 이미 임신이나 출산 관련 합병증을 경험했다. 이스라엘의 한밤중 공습과 거리의 시신들은 산모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으로 가자지구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의사 타냐 하지 하산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임산부들이 유산하거나 조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출산 자체도 매우 어렵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원조구호기구(CARE)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일부 임산부들은 맨정신에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다. 이스라엘의 완전 봉쇄로 인해 마취제 등 의약품이 부족해서다.
산모들은 출산 후 3시간 정도 후 퇴원해야 한다. 병원에 끊임없이 부상자들이 들이닥쳐 병상을 비워야 해서다.
병원에서 출산을 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일부 임산부들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등 피란민 대피 시설에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출산하고 있다. 대피소조차 만원인 상태라 건물 잔해가 어지럽게 널린 길거리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의사 하지하산은 “미숙아들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라며 “전기가 차단된 지금 상황은 미숙아 등에게 ‘사형 선고’와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는 물과 식량도 부족하다. WHO는 임산부와 신생아의 영양실조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임산부들은 건강 악화로 인해 아이들에게 모유를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있다. 깨끗한 식수가 부족해 분유 제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은 성인이 먹는 우유를 아기들에게 먹이고 있는 가자지구 어머니들의 모습을 전했다. 영아들에게 먹이는 이유식은 과자를 으깨 물에 푼 ‘비스킷 죽’이다.
WHO는 유엔이 가자지구 곳곳에 운영 중인 피란민 대피 시설에 거주 중인 임산부 4600명과 신생아 380여명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WHO는 “임산부와 어린이, 신생아를 구하려면 더 많은 의약품과 구호물자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병원과 식수 공급시설, 빵집을 가동하기 위한 연료도 즉시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르단은 이미 가자지구에 야전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본인의 X(트위터)에 “요르단 공군이 이날 자정 가자지구에 있는 요르단 야전병원에 긴급 의약품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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