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즙 성분 활용한 신개념 약물 전달 기술 나왔다... 생체이용률 8배 높여

홍아름 기자 2023. 11. 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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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동 연구진이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높일 나노 전달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정혜종 광주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이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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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전북대·SNJ 제약 공동 연구진, 감염병 분야 학술지에 연구 게재
정혜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광주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이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조선DB

한·미 공동 연구진이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높일 나노 전달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정혜종 광주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이 단백질, 펩타이드, 저분자 등 모든 종류의 약물에 대해 생체이용률을 높여, 경구 복용을 통해서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홍성출 전북대 의과대학 교수, 김현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SNJ 제약 대표 연구진과 산·학·연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했다.

생체 이용률은 약물이 체내로 흡수되는 효율을 말한다. 소수성 물질은 친수성인 소화액에 녹지 않아 소화관을 통해 인체로 흡수되는 효율이 낮아서 먹는 약으로 개발될 수 없다. 때문에 신약 후보물질 중 70% 정도가 약효가 뛰어나지만 생체이용률은 15% 미만으로 매우 낮아 신약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다. 주사제 용액 역시 일반적으로 친수성이기 때문에 소수성의 약물 후보물질은 주사제로도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COVID19)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에 높은 효능을 보이는 약물 후보물질이지만, 소수성인 탓에 생체이용률이 저조해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지질체를 활용해 니클로사마이드를 세포 내 표적에 전달시켜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방법이 임상시험 중에 있으나, 항바이러스 물질을 위한 생체이용률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연구진은 인체에서 콜레스테롤의 항상성 유지를 담당하는 담즙산의 생성·순환 과정을 모사한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담즙산은 세제와 비슷하게 소수성 물질을 나노 수준으로 녹게 한다. 장에 도달한 대부분의 담즙산은 간과 장관 사이의 순환을 따라 간으로 재흡수된 뒤 혈류로 돌아 체내에 전달된다.

연구진은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에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적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 투여했다. 이어 혈액에 남아있는 약물 입자의 양을 관찰한 결과 생체이용률이 38.3%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 확인한 순수한 니클로마사이드 약물의 생체이용률인 4.8%보다 약 8배 높은 수치다.

또 약물 투여 후 7일 동안 햄스터의 체온 및 체중의 변화도 살펴봤다. 약물을 투여하지 않거나 순수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을 투여한 햄스터 대조군은 4일 만에 모두 죽었다. 반면 나노 전달체 기술이 적용된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을 투여한 햄스터는 정상 체온과 체중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소수성의 저분자 약물은 물론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 왔던 각종 단백질과 펩타이드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도 고효율로 체내에 전달시키는 데 적용할 수 있다”며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성이 높은 원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정혜종 선임연구원은 “현재 항비만 펩타이드 또는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조만간 각종 바이러스는 물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적인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항균제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지난 9월 21일 공개됐다.

참고 자료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2023), DOI: https://doi.org/10.1016/j.ijantimicag.2023.106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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