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패배' 토트넘, '악재 종합 세트' 이기지 못하고 첼시에 덜미

주대은 2023. 11. 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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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토트넘이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패배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7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첼시를 만나 1-4로 패배했다.

경기를 앞두고 첼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토트넘의 재회가 화제였다. 그는 손흥민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15년 손흥민은 바이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입단 첫 시즌에는 활약이 미미했다. 40경기에 나서 8골 6도움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손흥민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적을 모색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이 가까워졌다.

이때 손흥민을 잡은 사람이 바로 당시 토트넘을 지휘하던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이듬해 제 실력이 나왔다. 47경기에 나서 21골 7도움을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또한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의 유럽 4대 리그 최다 골 기록(19골)도 넘어섰다.

2017/18시즌 53경기 18골 11도움, 2018/19시즌 48경기 20골 10도움을 올렸다. 특히 2018/19시즌에는 토트넘의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손흥민의 활약은 이어졌다. 2020/21시즌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됐다.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2020 FIFA 푸스카스상도 받았다.

2021/22시즌에는 PL에서 23골을 몰아치며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인 득점왕이 됐다. 동시에 PL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랐다. 토트넘 홋스퍼 올해의 선수에도 꼽혔다.

동시에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주장으로 이상적이다. 손흥민이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초월해 존경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특별한 순간이다. 클럽의 주장으로 임명된 것은 평생 영광이다.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만약 포체티노 감독이 그를 설득하지 않았다면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 손흥민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에게 포체티노 감독은 ‘은인’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두 사람이 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을 만나는 건 특별하다. 놀라운 추억이 있다”라며 “토트넘은 환상적이다.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 우승 경쟁이 가능할 것 같다”라며 인정했다.

이어서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수비수로 뛰지 않는다. 우리 수비수들이 막아야 한다”라며 “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모두가 그를 잘 알고 있다. 이번 대결은 그에게 좋은 날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며 경계했다.

경기 전 두 사람은 정반대 상황이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8승 2무로 리그 2위에 올라있었다. 구단 역사상 이 정도로 좋은 출발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토트넘이 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부진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번의 이적시장 동안 무려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 6,237억 원) 가까이 사용했으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3승 3무 5패로 리그 12위에 머물러 있었다.

또 이날 경기에 반가운 손님이 토트넘을 방문했다. 구단은 지난 4일(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레스 베일은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특별 게스트로 돌아온다”라고 발표했다.

베일은 과거 토트넘 공격을 이끈 선수였다. 구단 통산 237경기에 출전해 72골 58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2012/13시즌엔 44경기 26골 14도움을 몰아치며 PL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PFA 올해의 선수, 올해의 영플레이어, 올해의 팀에 뽑혔다. FW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도 베일이었다. PL 사무국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도 역시 그였다. 주가를 올린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가 노렸고, 팀에 무려 9,100만 유로(한화 약 1,278억 원)를 안겨주며 떠났다.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2020/21시즌엔 토트넘에 임대와 34경기 16골 4도움을 올리는 등 쏠쏠히 활약했다. 이후 미국 LAFC를 거쳐 지난 1월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전방에 손흥민을 필두로 2선에 브래넌 존슨-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출격했다. 중원엔 파페 사르-이브 비수마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지-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나왔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첼시도 4-2-3-1 전형으로 나왔다. 공격에 니콜라 잭슨이 출전했고, 라힘 스털링-코너 갤러거-콜 파머가 지원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엔조 페르난데스-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위치했다. 수비엔 리바이 콜윌-티아고 실바-악셀 디사시-리스 제임스가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 장갑은 로베르토 산체스가 꼈다.

경기 초반 첼시가 강하게 압박했고, 토트넘은 침착하게 전개했다. 전반 4분 손흥민이 침투 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지만 힘이 덜 실렸다.

토트넘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5분 쿨루셉스키의 슈팅이 콜윌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들어갔다.

양 팀 공격을 주고받았다. 전반 7분 포로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산체스가 막았다. 첼시도 반격했다. 전반 10분 잭슨이 포로의 실수를 틈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비카리오가 막았다.

손흥민이 첼시 골문을 뚫었다. 전반 13분 존슨의 패스를 받은 뒤 원터치 슈팅으로 첼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였다.

전반 18분 경기 첫 경고가 나왔다. 우도지가 첼시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다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비디오 판독으로 퇴장 여부도 체크했으나 원심이 유지됐다.

첼시의 기회가 무산됐다. 전반 20분 스털링의 슈팅이 포로 맞고 나왔고, 재차 시도한 슈팅이 들어갔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스털링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24분 페르난데스의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전반 28분 카이세도의 중거리슛이 그대로 들어갔지만 비디오 판독이 발목을 잡았다. 잭슨이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슈팅 궤적을 가렸다는 판정이었다.

동시에 첼시의 페널티킥과 로메로에게 퇴장이 선언됐다. 카이세도의 슈팅 직전 로메로가 공을 걷어낸 후 페르난데스 발목을 향해 깊은 태클이 들어갔다. 심판이 직접 느린 화면을 확인한 뒤 레드 카드를 꺼냈다.

키커로 나선 파머가 오른쪽으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비카리오가 방향을 따라갔으나 막기는 어려웠다. 토트넘은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했다.

첼시는 스털링을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36분 잭슨이 스털링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올렸으나 오프사이드였다.

토트넘에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43분 판 더 펜이 상대 침투 패스를 막다가 햄스트링을 붙잡고 쓰러졌다. 매디슨도 발목 부상으로 인해 교체됐다. 대신 에메르송 로얄과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들어갔다.

첼시가 주도권을 잡았다. 토트넘도 물러서지 않고 수비 라인을 높게 형성했다. 추가 시간이 무려 12분이나 주어졌으나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1-1로 전반전이 끝났다.

추반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후반 1분 파머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갔다. 후반 8분 비수마의 슛은 제대로 맞지 않았다.

토트넘이 위기를 맞았다. 또 레드 카드가 나왔다. 후반 9분 우도지가 스털링에게 거친 태클을 날리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 10분 호이비에르가 잭슨의 헤더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수적 우세를 점한 첼시는 후반 11분 미하일로 무드리크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첼시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비카리오가 빛났다. 후반 12분 잭슨과 1대1 상황을 맞이한 후 슈팅을 막았고, 파머의 2차 슈팅까지 선방했다. 후반 14분과 후반 18분엔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클리어링에 성공했다.

첼시는 전진 패스를 통해 득점을 노렸으나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후반 22분 쿠쿠렐라가 문전 침투 후 골문 앞에서 찬스를 잡았지만 이번에도 비카리오가 몸을 날리며 막았다.

결국 첼시가 앞서갔다. 후반 29분 스털링이 침투로 토트넘 수비를 깼고, 잭슨이 패스를 받아 가볍게 밀어 넣었다. 첼시는 제임스 대신 말로 귀스토를 넣었다.

토트넘은 포기하지 않고 압박했다. 후반 33분 다이어가 세트 피스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했으나 오프사이드였다.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후반 40분 벤탄쿠르가 프리킥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무산됐다. 후반 추가 시간 3분 손흥민이 드리블 후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산체스에게 막혔다.

첼시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 시간 3분 잭슨이 역습 후 깔끔한 슈팅으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2분 뒤에도 역습에 이은 득점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퇴장 당한 선수들을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런던 현지 매체 ‘풋볼 런던’은 선수 평점을 공개했다. 매체는 로메로에게 평점 1점을 부여하면서 “경기 초반 리바이 콜윌의 다리를 걸었으나 운 좋게 경기장에 남았다. 그는 행운을 감사하기보다는 무모한 태클을 날렸고, 레드 카드를 받았다. 페널티킥도 내줬다. 무모하고 신뢰할 수 없었다”라며 혹평했다.

다른 매체 ‘90min’도 로메로에 대해 “냉소적인 킥으로 일찍이 도망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엔조 페르난데스에 대한 도전으로 처벌받았다”라며 평점 1점으로 평가했다.

우도지도 나쁜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풋볼 런던’은 “초반에 레드 카드를 체크한 비디오 판독 끝에 옐로 카드를 받았다. 후반 초반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평점은 3점이었다. ‘90min’은 우도지에게 “로메로처럼 두 번째 기회를 받았으나 규율을 지키는 것에 실패했다”라며 평점 1점을 줬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를 달렸으나, 두 수비수의 퇴장으로 인해 리그 첫 패배를 기록했다. 동시에 1위 등극 기회를 놓쳤다.

다음 경기도 문제다. 토트넘은 12라운드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만난다. 울버햄튼은 페드로 네투, 황희찬, 마테우스 쿠냐 등 공격 자원의 실력이 좋다. 물론 네투가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토트넘 수비 공백이 더 커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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