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콜레스테롤 수치 높을수록 정말 치매 위험 높아질까?

이순용 2023. 11. 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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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L-C 53~63mg/dL일 때 치매 위험 가장 낮아
총콜레스테롤이 늘면서 따라서 증가한 HDL-C 은 유익한 역할 없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린다. HDL이 콜레스테롤을 몸밖으로 실어 나르고, 심뇌혈관질환과 알츠하이머 및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는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들이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밝혀져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HDL콜레스테롤(이하 HDL-C) 수치가 높은 그룹에서 오히려 치매 위험이 높았다’는 미국 연구팀의 논문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면서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이 마냥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HDL-C가 높을수록 정말 치매 위험이 높아질까? 치매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HDL-C는 어느 정도일까?

◇ HDL-C 53~63mg/dL일 때 치매 위험 가장 낮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에린 퍼거슨 교수팀은 55세 이상의 건강인 18만여명을 대상으로 HDL-C 수치에 따라 모두 5개의 그룹을 나눈 뒤, 17년동안 치매 발생 위험도를 조사했다. 각 그룹의 치매발생 위험도를 중간그룹과 비교했을 때, HDL-C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11~41mg/dL)은 7% 더 높았고, HDL-C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 (65mg/dL이상)은 15% 더 높았다.

이 결과만 놓고 본다면 마치 HDL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HDL을 30년이상 연구해온 조경현원장 (레이델연구원)은 이러한 해석에 대해 좀더 신중해야 한다면서 “평균 보다 조금 높은 정도인 HDL-C (53~63mg/dL)구간에서 치매유발위험이 가장 낮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HDL-C가 과도하게 높을 때(90~100mg/dL)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성인의 HDL콜레스테롤 평균 농도는 남성 46mg/dL, 여성 54mg/dL로 이 논문의 결과에 따르면 평균 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HDL-C를 유지했을 때 치매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2.

◇ HDL-C 무조건 높이기보다 비율이 중요

일부의 논문에서 HDL-C가 매우 낮거나 높을 때 치매 혹은 사망위험이 증가되는 ‘U자형’ 상관관계가 확인된 바 있다. HDL-C는 여러가지 원인에 의하여 갑자기 증가할 수 있는데 유전적인 영향, 여러 약물을 동시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 과격한 유산소 운동, 알코올 남용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원인들로 인해 HDL-C가 급증했을 때 오히려 HDL의 품질은 떨어지고, 항산화나 콜레스테롤 제거 능력 등 HDL이 가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HDL-C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세포는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배출했다는 뜻이며, 이는 세포가 콜레스테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만큼 병들어 있거나, 세포의 콜레스테롤 대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한, 질병예방을 위해서는 총콜레스테롤에서 HDL-C가 차지하는 비율에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HDL-C 수치가 증가하면 LDL과 중성지방(TG) 등이 모두 합쳐진 총 콜레스테롤(TC)이 동시에 증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총 콜레스테롤에서 HDL-C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22년 중국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TC)과 HDL-C의 비율을 총 사망률의 위험 예측인자로 보았다. TC/HDL-C의 비율이 32% 내외(HDL-C 수치 59mg/dL)일 때 5.6%로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TC/HDL-C의 비율이 20% 미만(HDL-C 수치 37mg/dL)일 때 7.3%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한편 TC/HDL-C의 비율이 42%(HDL-C 수치 71mg/dL)일 때도 사망률이 5.6%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통해 총 사망률과 HDL-C의 관계는 U자형 곡선을 보이며 가장 사망률이 낮은 범위는 HDL-C 수치가 58~65mg/dL 임이 밝혀졌다.

조경현 원장(레이델연구원)은 “총콜레스테롤에서 HDL-C의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 바람직하지 않으며 건강한 사람들은 대부분 40% 이내의 HDL-C 비율을 보인다”며 “HDL은 알코올 남용, 폐경, 복용하던 약물의 중단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갑자기 증가할 수 있으므로, HDL-C의 수치 보다는 HDL-C의 비율 및 품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 논문의 저자인 퍼거슨 교수는 “현재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추가 연구 중”라고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현재의 논문 결과만으로 아직 HDL-C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가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결론을 내기에는 이른 단계”라며, “추가 연구 결과로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나오면 HDL-C와의 비율과 기능을 따져본 뒤 종합적인 결론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경현 원장은 설명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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