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벗어 접어 놓고 전 여친 살해 준비한 30대…현장사진 공개되자 동요

스토킹 중단 방심케 한 뒤 전 여친 집…오늘 속행 공판
3차 공판서 서증조사 진행…다음 기일 피고인 신문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옛 연인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30대 스토킹범 A씨/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검찰이 스토킹 범행을 잠시 중단해 전 여자친구를 방심하게 한 뒤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의 범행 현장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류호중)는 7일 오전 열린 3차 공판에서 살인, 특수상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0)의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서증조사를 하면서 A씨가 전 여자친구 30대 여성 B씨의 주거지 아파트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사진 속에는 A씨가 범행 전 입고 있던 양복을 고이 접은 뒤 계단에 두고 복도를 지나 집을 나온 B씨를 엘리베이터 인근에서 흉기로 잔혹하게 수차례 찔러 살해한 장면이 담겼다.

B씨의 "잘못했다,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나온 B씨의 어머니가 A씨를 말리다가 다친 모습도 이어졌다. B씨의 어머니가 손녀가 주거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말리려고 집으로 들어가는 와중에 A씨가 B씨의 가슴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B씨를 심폐소생술하는 장면도 확인됐다.

아파트 복도와 계단 등 현장은 유혈이 낭자했으며, B씨가 이송될 당시에도 많은 피를 흘려 엘리베이터에도 혈흔이 이곳저곳 묻어 있었다.

현장 사진이 공개되자 재판 내내 담담했던 A씨도 그제야 눈을 질끈 감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A씨 신문과 유족 등의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21일에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7월17일 오전 5시5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친구 B씨를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와 함께 있던 B씨의 어머니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다.

이밖에도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받고도 6월2일~7월17일 총 7차례에 걸쳐 B씨의 주거지에 찾아가는 등 잠정조치 결정을 위반한 혐의다.

조사결과 A씨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B씨와 1년여간 사귀다 헤어진 뒤, 지난 6월 B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범행을 중단해 B씨가 방심하면서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지 나흘만에 주거지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극단 선택을 시도했으나,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