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 맥도날드 음성 안내 키오스크로 '셀프 주문' 성공
미국 이어 韓에 전세계 두번째 도입…아시아국가 중 최초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세상의 모든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장애인분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부분이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한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맥도날드 매장에 방문해 키오스크로 혼자 메뉴를 주문해보는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영상 속 그는 키오스크 앞에서 얼굴을 최대한 가까이 대고 진한 색을 구분해보는 등 애써보지만 결국 혼자 주문하는데 실패하고 만다.
해당 영상은 50만에 가까운 조회수와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키오스크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큰 공감을 끌어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흘러 상황은 사뭇 달라졌다. 국내 대표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 브랜드 맥도날드가 시각장애인 고객의 고충을 발 빠르게 반영해 업계 최초로 음성 안내 키오스크를 도입한 것이다.
미국맥도날드에 이어 전 세계에선 두 번째, 아시아에선 최초로 도입해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에 맥도날드가 도입한 음성 안내 키오스크를 사용해보는 후기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시각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다는 직원의 말을 처음엔 못 믿는 듯 보였지만, 이내 키오스크 앞에 부착된 점자 블록 덕에 키오스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며 기뻐했다.
또 과거에 화면을 알아볼 수 없어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음성 안내 소프트웨어와 터치패드가 탑재된 키오스크로 혼자서도 수월하게 원하는 메뉴 주문을 마쳤다.
그는 '여기가 천국인가?' '이게 진짜 현실이라고?'고 말하며 기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항상 가격이 얼마인지 알고 고르고 싶었다"며 "14년만에 처음으로 메뉴를 직접 골라본다"고 덧붙였다. 보편화된 키오스크가 그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면서도,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장애물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간 음성 인식 키오스크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기술과 비용 등 여러 방면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상용화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번 맥도날드의 움직임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이어진다. 그간 맥도날드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들이 결국 한국 외식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스루, 24시간 운영 매장, 주문 배달 서비스(맥딜리버리), 디지털 키오스크 등은 맥도날드가 선도적으로 도입한 이후 곧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바 있다.
맥도날드의 이번 음성안내 키오스크 도입이 업계 최초인 점도 주목할 만하지만 도입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 역시 돋보인다. 맥도날드는 음성안내 키오스크 정식 도입 전인 지난 7월 시각장애인 단체 대표 4인과 시연을 진행했다.
이어 피드백을 반영해 키오스크 완성도를 높였다. 시연에 참여한 이들은 기존에 알기 힘들었던 영양정보, 칼로리 등 세부사항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직접 들을 수 있게 된 점과 터치패드의 높은 완성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추가되길 바라는 기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면서 맥도날드의 음성안내 키오스크 개선 방향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줬다.
현재 도입이 완료된 서울 내 16개 매장도 장애인 단체의 제안을 고려해 시각장애인 복지기관, 맹학교, 직업훈련원 인근에 위치한 매장에 우선 도입했다.
맥도날드는 음성 안내 키오스크를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할 방침이다. 머지않아 시각 장애 혹은 시력에 불편을 겪는 고객들도 맥도날드에서만큼은 키오스크의 음성 안내를 통해 제품 정보를 파악하고 스스로 메뉴를 주문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매장을 찾는 고객 모두가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2018년엔 휠체어를 탄 고객을 위한 맞춤형 기능을 추가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눈높이에 맞춰 축소된 화면으로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20년부터는 매장 내 주문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테이블 서비스'를 시작해 휠체어 이용객은 물론 고령자,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고객을 비롯해 이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의 편의도 한층 개선했다.
특히 테이블 서비스는 지난 4일 선보인 모바일 선주문 서비스 'M오더'와 함께 활용하면 주문이나 메뉴 수령을 위해 별도로 움직일 필요 없이 앉은 테이블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준비된 메뉴를 받아볼 수 있다.
매장 내 테이블에 표기한 '테이블 서비스' 번호는 점자로도 표기돼 시각장애인의 편의도 높였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첫 도입이라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음성 안내 키오스크 소프트웨어를 점차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 말하며 "앞으로도 고객 분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꾸준히 노력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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