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자전거 사고 절반 ‘과속’ 추정…AI 속도탐지기 도입한다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안전사고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월과 중앙선 침범 등 과속이 원인이 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에서 과속 주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경고 시스템과 보행로 완전 분리 등을 2025년까지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자전거 관련 사고는 2019년 65건에서 지난해 107건, 올해는 9월까지 이미 99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자전거끼리 사고(174건) 비중이 36.9%로 가장 크다. 서울시는 자전거와 자전거가 부딪히거나 자전거와 사람이 추돌한 사고는 추월·중앙선 침범·급격한 방향 전환 등이 48.2%를 차지해 과속을 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전거 단독으로 발생한 사고(167건)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미숙련 등 운전자 안전의무 불이행·부주의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과속 주행 방지를 위한 환경 개선 사업에 돌입한 상태다. 우선 AI 폐쇄회로(CC)TV가 시속 20㎞ 이상으로 달리는 자전거를 감지하면 앞쪽 전광판에 속도를 표시하고 주행자에게 경고음을 울려 감속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확대 중이다.
2021년 반포한강공원에 처음 마련된 후 여의도 하류 합류부와 이촌 거북선 나루터 인근, 뚝섬 광진교 하부, 망원 마포대교 하부 등 33곳에 추가됐고 2025년까지 40곳으로 늘린다.
특히 사람과 자전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전거도로 대부분을 보행로와 완전히 분리한다. 시선 유도봉을 세워 양쪽을 구분하는 대신 턱이 높은 녹지대를 사이에 만들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2025년까지 3.7㎞를 추가하면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총 78㎞ 구간 중 50.8㎞가 완전히 분리된다.
또 총 60.3㎞ 구간에 대해 현재 3m 수준(편도 1.5m)인 자전거도로 폭을 4m(편도 2m)로, 2m 폭의 보행로는 3m 이상으로 넓힌다.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는 반경 100m를 보행자 보호구간으로 설정해 속도를 시속 10㎞ 이내로 제한하고 바닥을 높인(과속방지턱 형)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 일정 구간에서 속도를 시속 20㎞ 이내로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반포 서래섬 나들목과 노량대교 하부 도로, 여의도 한강공원 상·하류 보행교 등 차량과 자전거가 만나는 교차로는 우회로를 개설한다. 또 모든 자전거도로에 대해 1㎞ 간격으로 도로 시작점부터 거리를 표시하는 한편 5㎞ 간격으로는 위치를 안내하는 표지를 세울 예정이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 안전한 한강공원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시민들께서도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안전속도인 시속 20㎞를 준수해 달다”고 당부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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