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m 절벽에 2년간 갇혔다” 영국에서 가장 외로운 '이것'

2년간 해안 절벽에 홀로 고립된 채 살아온 양 '피오나'와 피오나를 구조한 인근 축사 농부들.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바닷가 절벽에 2년 넘게 고립돼 홀로 생활하던 양이 인근 농부에게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 등은 전날 스코틀랜드 북부 크로마티 퍼스 해협의 250m 높이 절벽에서 ‘피오나’라는 이름의 양 한 마리가 구조됐다고 밝혔다. 이 양을 처음 발견한 건 바다에서 카약을 즐기기 위해 절벽에 접근한 질리언 터너다.

질리언 터너는 처음 피오나를 발견한 뒤, 자의로 절벽에 올라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찾은 장소에 피오나가 그대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양이 고립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지 언론인 가디언과 BBC 등이 ‘영국에서 가장 외로운 양’으로 피오나를 보도하면서 구조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러나 터너가 스코틀랜드동물학대방지협회(SSPCA)와 산악 구조대 등에 연락했지만 정작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없었다.

그는 “산악 구조대는 안타까워하면서도 경찰이나 소방대 등에 연락하라는 답변을 줬고, SSPCA는 피오나가 딱히 위험에 처한 건 아니라고 하더라”며 “양이 절벽 위에서 점프하며 필사적으로 우리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피오나를 구조한 건 인근 농부 5명이다. 이들은 직접 중장비를 동원해 피오나를 끌어 내린 뒤 자신들이 운영하는 축사로 데려갔다. 현재 피오나는 축사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덤프리스의 달스콘 농장으로 이송해 다른 양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