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모델을 백인으로 바꿨다?…디자이너가 올린 사진 논란
대만계 미국인 모델을 마치 백인 여성처럼 보이도록 변형한 사진을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논란이 일었다.
4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스텔로(40)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패션쇼 사진을 공개하며, 모델 쉬린 우(21)의 얼굴이 편집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그는 비욘세, 제니퍼 로페즈, 셀린 디온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작업한 유명 디자이너다.
해당 사진과 관련해 우는 지난주 틱톡에 올린 영상을 통해 “코스텔로가 게시한 사람은 내가 아니다”라며 “그는 팔로워가 170만명에 달하는 유명 디자이너다. 내 얼굴을 편집하고 인종을 지우는 것은 완전히 무례한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6일 기준 34만 1000회 이상 조회됐다.
우는 코스텔로가 올린 사진과 최근 코스텔로의 쇼에 섰을 당시 자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들을 보면 코스텔로가 올린 사진 속 우의 얼굴은 백인 여성처럼 바뀌어있고, 어깨도 더 각이 지도록 편집돼 있다.
우는 자신의 어머니가 이 사진을 먼저 알아차렸다며 “딸의 얼굴이 바뀐 모습을 엄마가 봤기 때문에 우울했다”고 했다. 이어 “나의 작업이 도용됐다는 것에 크게 상처받았고, 이는 비인간적”이라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며, 이러한 아름다움이 뒤틀릴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는 해당 쇼에 선 뒤 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모델이다. 우는 “사진이 공개된 대가로 입금을 기대했지만, 내 얼굴이 잘려 나가서 어떠한 대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인종차별이라며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아시안 모델 얼굴을 바꾸는 의도는 뻔하다”, “AI 기술을 사용해서 모델을 백인으로 바꾼 것 아니냐”, “화이트워싱처럼 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화이트워싱이란 백인이 아닌 인물이나 캐릭터를 백인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코스텔로는 “사진을 직접 수정하지 않았다”며 “팬이 만들어준 작품인 줄 알고 사진을 받아서 올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의 사진을 올리기 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저 내 이름이 태그된 모든 사진을 공유한 것”이라고 했다.
코스텔로는 “우의 영상에 포함된 허위 주장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우는 패션노동자단체 ‘모델얼라이언스’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에게 이번 일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인공지능(AI)이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학습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도 했다. 포드햄대학 로스쿨의 수잔 스카피디 교수는 “우의 얼굴 이미지가 바뀐 것은 AI가 아름다움에 대한 주된 기준을 (백인으로) 흡수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정된 우의 사진은 주류 미용 선호도를 학습한 AI가 우의 인종을 지우고, 런웨이에서의 다양성을 향한 패션 산업의 발전을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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